트럼프 “美에 마약 팔면 공격 대상”… 지상 공격도 시사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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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본토 직접 타격 관측
콜롬비아도 지목하며 확대 위협
마두로, 미군 압박 속 경호 강화
대외적으로 느긋한 모습 선전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 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각료 회의에서 마르코 루비오 국무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 밀매를 차단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수행해온 군사 작전을 베네수엘라 지상이나 다른 나라에도 확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군이 베네수엘라나 콜롬비아 내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요인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미군의 공격에 대비해 개인 경호를 강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행정부가 마약 운반선들을 잇달아 격침한 덕분에 미국에서 마약 오남용으로 사망한 사람이 줄었다”면서 “우리가 이런 공습을 하고 있기 때문에 줄어든 것이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 공습을 지상에서도 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상에서 하는 게 훨씬 쉽다”며 “우리는 그들(마약 밀매자)이 이용하는 경로를 알고 있다. 우리는 그들에 대해 모든 것을 안다. 우리는 그들이 어디 사는지, 나쁜 사람들이 어디 사는지 알고 있으며 그것도 매우 곧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9월부터 미국으로의 마약 밀매를 차단한다는 이유로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 항공모함 전단을 보내는 등 군사력을 대폭 증강하고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마약을 운반하는 것으로 의심되는 선박들을 공격해왔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군사 작전을 지상으로 확대할 수 있다고 말해 미군이 베네수엘라 영토에 있는 마약 카르텔을 직접 공격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재진이 지상 공습의 의미를 재차 묻자 “그들(마약 밀매자)이 특정 국가나 아무 국가를 통해 들어오거나 우리가 생각하기에 그들이 펜타닐이나 코카인 제조시설을 짓고 있다면”이라고 답했다.

이어 “난 콜롬비아가 코카인을 만든다고 들었다. 그들은 코카인 제조공장이 있고 우리한테 코카인을 판다”며 “그 누구든 그런 일을 하고 우리한테 마약을 판다면 공격 대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베네수엘라뿐만이 아니다”라며 “다른 많은 사람도 그렇게 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종합하면 향후 미군이 베네수엘라나 콜롬비아 내에서 활동하는 마약 카르텔 요인이나 마약 제조시설을 직접 타격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군의 공격에 대비해 최근 숙소와 휴대전화를 수시로 교체하며 미군의 정밀 타격 및 특수부대 공격 등에 대비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일 보도했다.

미국이 지난 9월 베네수엘라발 마약 유입을 이유로 카리브해에 군함을 배치한 이후 이러한 개인 경호가 더욱 강화됐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마두로 대통령은 대외적으로는 ‘태연하고 느긋한’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분석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최근 예고 없이 공개 행사에 참석하고 틱톡에 영상을 게시하는 등 대외 선전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대통령 측에 ‘즉각 사임하고 망명하라’는 취지의 최후통첩을 했으나 마두로 대통령은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 1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집권당 지역 지도부 취임 행사에 참석해 지지자를 향해 “베네수엘라는 평화로운 노예로 지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밝혔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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