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깐 읽기] 그냥 웃다 보면 그냥 행복해져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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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김한솔

2주 전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나를 데리고 간 곳, ‘원샷한솔’ 채널이었다.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채널이지만, 이미 160만 명의 구독자가 있었다. 수다스러운 채널 주인과 작은 강아지가 신기한 개인기를 보여준다. 무해한 영상에 기분이 좋아졌고, 다른 영상을 보기 위해 영상 목록과 제목을 쭉 읽었다. 채널 주인은 시각 장애인이다. 그런데 어떻게 혼자 사는지, 심지어 안내견이 아닌 반려견을 키우고 있는지 궁금증이 폭발했다.

이후 거의 매일 여러 편의 영상을 보며 자연스럽게 이 채널의 매력에 빠졌다. 10대 후반 희귀병으로 시력을 잃은 사연이 안타까웠다. 어느 날 갑자기 아무 것도 보이지 않게 되면 어떤 기분일까. 저렇게 맑게 웃고 수다를 푸는 영상 속 인물이 신기했다.

<후회하지 않고 사랑하는 법>은 궁금했던 그 유튜버, 김한솔의 인생 이야기이다. 20살에 한솔을 낳은 엄마는 자주 집을 비웠고, 세 식구가 함께한 경우가 거의 없었다. 8살에 부모가 이혼하며 버려지는 슬픔을 알게 되었고, 두 명의 새어머니가 있었지만 한솔이는 늘 혼자였다. 아버지의 갑작스러운 죽음, 큰아빠네서 머물게 되었지만 어색한 관계였고 시력까지 잃으며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다.

그런 한솔이를 다시 세운 건 큰아빠, 큰엄마의 사랑이었다. 시각장애인은 반려견 보호자가 될 수 없다는 편견을 깨고, 이젠 천재견 토리를 키운 아빠로 인정받고 있다. 저자는 관계와 인생이 무거워질수록 정작 필요한 건 ‘그냥’이라고 말한다. 그냥 웃고, 그냥 사랑하다 보면 그냥 행복한 순간이 많아진단다. 매일 오늘에 충실한 토리와 함께 즐거운 하루가 이어지고 있다. 김한솔 지음/위즈덤하우스/232쪽/1만 7000원.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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