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허위 대출로 123억 ‘꿀꺽’… 전 부산시 고위공직자 재구속
지난 9월 보석 석방됐다가 다시 구속
사회초년생 등 93명에게 76억 원 가로채
조작된 서류로 대출, 48억 원 부당 이득
피해자들 "실제 피해액 300억 원 넘어"
9일 오전 부산 연제구 부산지법 앞에서 전세 사기 피해자들이 가해자 엄벌 등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제공
전세 사기와 허위 대출로 120억 원이 넘는 돈을 챙긴 혐의로 재판 중인 전직 부산시 고위공직자가 보석 3개월 만에 다시 구속됐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9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70대 남성 A 씨의 공판에서 A 씨에 대한 보석을 취소하고 다시 구속했다. 부산시 산하 공공기관 이사장 등을 역임한 전직 고위공직자인 A 씨는 지난 3월 구속된 뒤 건강 악화 등을 이유로 보석을 신청했고, 9월 재판부의 허가로 석방됐다.
재판부는 “피해자들의 보석 취소와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수십 건 접수됐다”며 “A 씨에 대한 여러 건의 추가 기소 건이 접수됐고, 사안의 특성과 A 씨가 보석 조건을 위반한 사항 등이 있어 보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 씨는 부동산 임대업을 하며 임대차 보증금 반환 의사나 능력이 없으면서 2018년 3월부터 지난해 9월까지 임대차 보증금 명목으로 사회초년생 등의 피해자 총 93명으로부터 총 75억 8250만원 상당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검찰은 A 씨가 2021년 11월 임대차 보증금 액수를 줄인 허위 계약서를 제출하는 수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47억 8000만 원에 달하는 대출금을 부당하게 챙긴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검찰은 지난 8월 A 씨에게 징역 12년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A 씨 사건의 다음 공판을 내년 3월 13일로 지정했다.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등은 9일 부산지법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A 씨에 대한 엄중한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A 씨 일가, A 씨의 동업자와 임대차 계약을 맺고 돌려받지 못한 보증금을 합산하면 전체 피해자는 200명, 피해액은 300억 원이 넘는다고 보고 있다.
부산 지역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원회 측은 “사법부가 A 씨 일가와 동업자를 엄하게 벌해주길 바란다”며 “수사 당국은 은닉 재산을 철저히 추적하고 몰수해 달라”고 말했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