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재명 정부 첫 여야 지지율 역전, 지선 민심 잘 새겨야
민주 38%로 국힘에 6.3% 포인트 뒤져
내부 권력 다툼 멈추고 현안 해결 총력을
이탈리아를 국빈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로마의 한 호텔에서 화상으로 수석보좌관회의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종전에 합의했지만 국제 정세는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대화 재개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불확실성도 증폭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여당 지지율이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야당보다 낮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여야 지지율 역전은 여당이 각종 국내외 현안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민심의 방증이다. 특히 선거관리위원회 사태 등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 분노한 여론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더욱이 야당도 선거 패배 교훈을 되새기기는커녕 이번 지지율 상승을 자신들의 공로로 호도하며 정쟁에 골몰하고 있으니 매우 유감스럽다.
리얼미터가 지난 11~12일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2명에게 정당 지지도를 조사한 결과 더불어민주당은 38%, 국민의힘은 44.3%를 각각 기록했다. 민주당 지지율은 지난주보다 3.8% 포인트 줄었고, 국힘 지지율은 3.2% 포인트 늘었다. 여당 지지율 하락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지방선거 관리 부실과 주요 승부처에서의 패배에 이은 당내 계파 갈등이 지지층 이탈을 부추긴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해외 순방 중인 지난 13일 엑스(X)를 통해 여당의 책임감 있는 국정 운영을 주문했지만 정청래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8월 전당대회 헤게모니를 잡기 위한 계파 갈등에 몰두하고 있다.
지금은 여당이 내부 밥그릇 싸움이나 벌일 때가 아니다. 국내외 현안을 수습하고 대비 전략을 제대로 수립해야 할 중차대한 시점이다. 우선 여당은 야당과 만나 선거관리위원회 사태에 대한 특검, 국정조사 등에 대한 적극적인 협의를 통해 근본적인 재발 방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 또 이란이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에 갇혀있던 우리 선박 24척의 안전한 귀항과 에너지 수급 불안을 해소할 대책 마련을 위해 야당과 힘을 모아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추진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2018년 찍은 사진을 올리는 등 한반도 정세 변화를 예고했다.
국힘도 선거 패배에 따른 장동혁 대표 책임론을 둘러싸고 균열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성난 민심이 연일 참정권을 훼손한 선관위와 여당 등을 규탄하는 집회를 열고 있는데도 야당은 내부 권력 다툼에 몰두하고 있다. 이번에 국힘 지지율이 올라간 것은 야당이 잘해서가 아니다. 정부와 여당의 허술한 국정 운영에 따른 반사이익에 불과하다. 굳건한 여당 견제 세력으로 거듭나라는 국민들의 준엄한 요구이기도 하다. 중동전쟁은 끝났지만 국민들은 여전히 고유가·고물가 등 복합 경제위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여야가 힘을 모아 우리에게 닥친 국내외 현안에 대한 정밀한 대응책을 함께 모색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