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국적 VAR 심판 'OK 손동작' 논란…FIFA "인종차별 의도 없다"
'OK' 손동작으로 인종차별 의혹을 받는 숀 에반스 심판. 엑스 화면 갈무리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호주 국적의 한 비디오판독(VAR) 심판이 인종차별 행위로 해석될 수 있는 손동작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 다만 국제축구연맹(FIFA·피파)은 해당 심판에 대해 "그런 의도의 증거를 찾지 못했다"라는 결론을 내렸다.
16일(한국시간) 연합뉴스 및 주요 외신에 따르면 FIFA 징계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전날 치러진 독일과 퀴라소 경기에 앞서 VAR 심판인 숀 에번스가 인종차별적인 손동작을 의도적으로 취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앞서 에번스 심판은 지난 15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 스타디움에서 열린 독일과 퀴라소의 조별리그 E조 1차전 킥오프에 앞서 VAR 심판을 소개하는 중계 화면에서 거꾸로 된 형태의 'OK' 손동작을 취했다. 오른손을 허리 아래에 둔 채 엄지와 검지를 맞닿게 원을 만들고 다른 손가락을 펼친 것이다. 화면이 송출된 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그의 손동작을 두고 백인 우월주의적인 동작을 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엄지와 검지를 모아 동그라미 모양을 만들고 나머지 세 손가락을 펼치는 손 모양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뜻하는 '오케이' 외에 '백인의 힘'(WP:White Power)이라는 뜻으로도 쓰이고 있다는 주장이다. ESPN 등에 따르면 'OK' 손동작은 10년 전 극우 성향의 온라인 게시판 '포챈'(4chan)에서 이 손짓이 'WP'를 뜻한다며 장난삼아 거짓으로 퍼뜨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나중에는 백인 우월주의자들이 진짜로 이를 상징처럼 사용하게 됐다는 것이다. 특히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이슬람 사원에서 51명을 살해한 총기 난사범이 첫 재판 출두 때 'OK 손동작'을 취해 논란이 됐고, 그해 말 이 손동작은 '혐오 신호'로 지정된 바 있다.
하지만 에번스 심판은 FIFA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에 대해 'OK 손동작'이 인종차별적인 의미를 담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그는 "어떤 의도를 가지고 손동작을 하지 않았다. 무의식적인 동작이었고, 그런 행동을 했는지조차 스스로 인지하지 못했다"라며 "이런 손동작이 어떻게 해석되었는지 알고 있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의식적으로나 고의로 그런 행동을 취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한편, FIFA는 해당 논란이 불거진 뒤 경기 전 송출되는 방송 중계화면의 연출 방식을 수정했다. 현재 VAR 심판진은 카메라를 향해 직접 포즈를 취하지 않은 채 자신의 정면에 있는 판독 모니터만 바라보는 모습으로 등장한다.
성규환 부산닷컴 기자 basti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