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수 냉장고에 냉수 정수기까지… 이른 더위에 빨라진 폭염대책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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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온열질환자 5월부터 발생
16개 구·군도 대책 시행 서둘러
횡단보도 그늘막 추가 설치하고
야외 물놀이장 개장 시기 앞당겨
기장군은 농가에 냉각조끼 제공

2024년 7월 부산 동구청이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야외 생수 냉장고. 동구청 제공 2024년 7월 부산 동구청이 버스정류장에 설치한 야외 생수 냉장고. 동구청 제공

부산 지역 기초지자체들이 빨라지는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그늘막과 야외 물놀이장, 야외 생수 냉장고 등 더위 저감 대책을 서둘러 시행하고 있다. 정부가 폭염중대경보와 열대야주의보를 신설하는 등 폭염 대응 체계를 강화하면서, 각 지자체도 온열질환자 발생을 줄이기 위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

부산 16개 구·군청은 지난달부터 ‘폭염 대응 종합대책’을 추진하고 있다고 16일 밝혔다. 올해는 예년보다 빨라지는 무더위에 대응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부산은 기후 변화로 인해 더위가 일찍 시작되고 있다. 부산에서는 지난달 29일 첫 고열을 앓은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 이는 지난해(6월 9일)보다 열흘이나 빨리 발생했다. 부산에서는 지난해 7월 1일 열대야가 발생했다. 이는 가장 빨리 열대야가 확인된 1914년 이후 111년 만이었다. 이어 다음날인 7월 2일에는 폭염 경보가 발효됐다. 이 역시 1년 전인 2024년보다 20일 빠른 것이었다.

정부는 지난달 12일부터 18년 만에 기존 2단계인 폭염 특보 단계를 폭염주의보(일최고체감온도 33도 이상 2일 이상)-폭염경보(일최고체감온도 35도 이상 2일 이상) 2단계에서 폭염중대경보(일최고체감온도 38도 이상 또는 일최고기온 39도 이상의 기온이 1일 이상)를 추가해 3단계로 개편했다. 열대야 주의보(일반지역 밤최저기온 25도 이상)도 새로 만들어졌다.

각 지자체 역시 강화된 폭염 특보 체계에 발맞춰 폭염 대책을 확대해 주민 피해를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우선 주요 횡단보도에 그늘막을 대폭 늘린다. 지난해까지 부산에는 총 1534곳에 설치됐었는데, 올여름 내 102곳에 그늘막이 추가로 들어설 예정이다. 각 구·군청은 지난달부터 그늘막을 설치 중이며 오는 8월까지 완료할 예정이다.

폭염이 빨라질 것을 대비해 지난해보다 야외 물놀이장을 운영 일정을 앞당긴 곳도 있다. 사상구 삼락생태공원 어린이 물놀이장은 다음 달 17일 개장해 지난해보다 12일 빨리 문을 연다. 이밖에 연제구청 광장 물놀이장과 사하구 을숙도 물놀이장 등 기존 물놀이장들은 지난해와 유사하게 7월 말부터 운영된다.

금정구청의 경우 지난해 부산 도시철도 1호선 장전역 아래 온천천에서 운영한 물놀이장을 두구동 스포원파크로 옮긴다. 운영 기간 역시 이틀에서 열흘로 늘어났다.

지역 특성을 반영한 특화 대책도 두드러진다. 쪽방촌이 많은 부산진구에는 올해 처음으로 취약 계층 대상 무료 목욕탕이 운영된다. 무더위 속에서 경제적 어려움으로 몸을 씻기 어려운 쪽방촌 주민들과 노숙인 100여 명에게 목욕탕 무료 이용권을 지급한다. 이들은 이르면 다음 주부터 부산 도시철도 1호선 부전역 인근 스파시설 1곳에서 목욕탕과 사우나 등을 이용할 수 있다.

기장군청은 지역 농가 12곳에 에어냉각조끼를 투입해 작업 중 온열질환 발생을 줄일 계획이다. 에어냉각조끼는 공기 압축 기술을 통해 뜨거운 열기는 밖으로 빼내고, 시원한 냉기만 조끼 내부로 공급해 체온 상승을 막을 수 있다.

주민들이 마실 물을 제공하는 대책도 확대된다. 동구청은 버스정류장 등 유동 인구가 많은 지역 10곳에 야외 생수 냉장고를 운영한다. 폭염 때 길거리를 걷는 주민들이나 대중교통 이용객이 쉽게 생수를 마실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남구청은 부산에서 처음으로 야외 냉수 정수기를 설치한다. 지난해에는 야외 생수 냉장고만 운영했는데, 무더위 탓에 생수가 조기 소진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에 올해는 4곳에 생수 냉장고를 운영하되 유동 인구가 비교적 많은 평화공원에는 냉수 정수기를 설치한다. 구청은 운영 결과를 분석해 정수기 확대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남구청 안전총괄과 관계자는 “이전과 달리 폭염을 재난으로 보고 대응 체계를 강화하는 것이 지자체들 계획의 핵심”이라며 “폭염 저감 시설을 늘리고 취약 계층 보호 대책도 마련해 주민 피해 줄이는 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김재량 기자 ryang@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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