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지역 은행도 퇴직자 재고용 확산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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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여신 심사·리스크 관리 분야
전문 경력 살리고 노하우도 전수
즉시 투입, 비용절감 효과 ‘톡톡’
부산은행 연 100명 이상 재고용
세대교체 지연·승진 적체 우려도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남구 문현동 문현금융단지와 부산국제금융센터(BIFC)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지난해 부산은행에서 만 55세에 희망퇴직한 A 씨는 지난해 말 은행으로부터 재취업 의향을 묻는 연락을 받았다. 리스크 관리 업무에 특화된 그는 현재 자신의 강점을 살려 은행으로 돌아와 관련 부서장으로 일하고 있다.

이 은행에서 지난해 희망퇴직한 B 씨도 지난해 말 은행에 재고용돼 IT 개발 업무를 다시 맡았다. 금융권의 디지털 전환 속도가 빨라지는 상황에서 IT 분야 내부 시스템을 잘 이해하고, 개발 역량도 갖춘 숙련 인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퇴직자 재고용이 사회 전반의 흐름으로 자리 잡으면서 지역 금융권에서도 재고용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초기 단순 후선 업무(고객 대면 업무를 뒤에서 지원·관리)를 넘어 최근에는 IT 개발, 여신 심사, 리스크 관리 등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퇴직 인력을 다시 불러들이는 흐름이다. 숙련 인력을 상대적으로 낮은 비용으로 활용할 수 있는 데다, 직원들에게 노하우와 경험을 전수하는 ‘일석이조’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BNK부산은행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3년까지 매년 두 자릿수에 머물렀던 퇴직자 재고용 인원이 2024년부터는 매년 100명 이상으로 늘었다. 디지털 금융 확대와 인공지능 전환(AX)으로 희망퇴직이 늘고 있지만 퇴직 인력 재고용은 늘어나는 추세다.

은행연합회 등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은 올 1분기에만 총 574명의 퇴직 직원을 재고용했다. 지난해 이들 은행들의 연간 재고용 규모는 1057명, 2024년에는 1067명 수준이었다. 올해 1분기에만 지난해 재고용 인원의 절반을 넘겼다.

퇴직자 재고용은 금융권만의 트렌드가 아니다. 부산 지역 기업 상당수는 이미 퇴직자를 대상으로 한 재고용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부산의 경우 건설업과 제조업 분야의 재고용이 특히 활발하다. 그중에서도 100인 미만 중소기업의 경우 심각한 인력난으로 청년 인력을 구하기가 어려워 퇴직자 재고용이 일상화된 지 오래다.

고령자들의 재취업 욕구도 커지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시니어 적합직무 채용지원사업’의 경우 올해 예산 6억 4000만 원이 일찌감치 소진됐다. 지난해의 경우 관련 예산이 남았던 반면, 올해는 3월부터 신청을 받았는데 이미 접수가 마감된 상태다.

특히 퇴직자를 재고용할 경우 즉시 현장 투입이 가능해 기업의 만족도가 높다. 반면, 장기적으로 청년 인력 채용 규모가 줄어들 수 있고 조직 내부의 세대 교체가 늦어지거나 승진 적체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에 대해 부산은행 인사과 관계자는 “재고용 확대 정부 기조와 사회 분위기 속에 재고용은 늘 수밖에 없다”며 “신규 채용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신규 인력은 매년 꾸준히 줄이지 않고 채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대성 기자 nmaker@busan.com ,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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