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판을 바꾸자] 부울경 행정통합 실타래 풀고 동서 부산 불균형 해소를
■ 밖으로는 통합, 안으로는 균형
전 시장 "당장 통합 협의 시작"
입장 차 큰 경남·울산 조율 숙제
메가시티 복원 공론화 목소리도
인수위 "서부산 중심 도시 재편"
북항·돔구장 등 성장 엔진 열쇠
지난해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한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 사업이 진행될 울산역과 일대 전경. 김종진 기자 kjj1761@
민선 9기 부산 시정이 1일 출범한다. 밖으로는 부울경 통합을 풀어내고, 안으로는 동서 균형발전을 해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부울경 통합은 수도권 일극 체제를 해소하고 대한민국의 신(新) 성장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산 내 동부산 균형 발전은 지역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 넣을 방안으로 꼽힌다.
■꼬일대로 꼬인 통합의 해법은
행정통합은 이제 여야를 떠나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다만 쟁점은 통합 자체가 아니라 속도와 방식이다. 민선 8기 부울경 단체장들은 기존 메가시티 구상을 접고 점진적 행정통합을 추진했다. 중앙정부 주도의 조기 통합에는 거리를 두며 ‘초광역경제동맹’이라는 느슨한 협력체를 대안으로 선택한 것이다.
하지만 6·3 지방선거 이후 상황은 180도 달라졌다. 부산과 울산의 수장이 민주당 소속으로 교체되면서 행정통합 논의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부산은 조기 통합에 무게를 두고 있고, 경남은 기존 일정대로 2028년 통합을 선호한다. 울산은 방향성에는 공감하지만 세부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은 30일 〈부산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내년도 예산부터 광역교통과 산업, 관광, 환경, 의료 분야 공동사업을 담으려면 지금부터 협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산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전국의 4.7%, 경남은 5.9% 수준에 불과하다. 경남 없는 초광역 경제권으로는 수도권에 대응하기 어렵다는 게 전 시장의 주장이다.
시민사회에서는 메가시티와 행정통합을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미래사회를 준비하는 시민공감 이지후 이사장은 “메가시티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광역협력 정책이지만 행정통합은 주민 삶과 지방자치 체계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제도 개편인 만큼 충분한 공론화와 사회적 합의가 선행돼야 한다”고도 말했다.
이 과정 속에서 부울경 공동예산 제도 등을 도입하며 스킨십을 늘릴 필요가 있다. 광역철도와 간선도로, 산업단지, 관광벨트 같은 초광역 사업은 단일 지자체가 감당하기 어렵다. 부울경이 공동 계획을 수립하고 기금을 조성한 뒤 우선순위 사업을 추진하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기존의 초광역경제동맹 사업 내에서도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 광역교통망 구축과 생활권 연계 사업은 부울경 주민 간 심리적 거리를 좁히는 역할을 한다. 진행 중인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와 가덕도신공항 연계 교통망은 가장 쉽게 체감할 수 있는 초광역 협력 사업이다.
■서부산을 차세대 성장 모델로
전 시장 인수위의 도시 균형발전 분과의 공약 제언을 살펴보면 부산 전역을 관통하는 민선 9기의 동·서부산 균형성장 의지를 확인할 수 있다. 전 시장은 임기 동안 원도심의 성장 엔진이 될 북항을 해양수도의 중심으로 만들겠다고 팔을 걷고 있다. 단순 항만에 더해 해양금융과 관광, 창업 기능이 결합된 복합 해양도시로 탈바꿈시키겠다는 구상이다.
거듭 언급되는 북항 돔구장은 이 해양수도 구상 가운데서도 핵심이다. 전 시장은 “돔구장을 스포츠와 문화, 관광, 예술의 복합 인프라로 조성해 원도심을 중심으로 서부산을 아우르는 새로운 산업 생태계를 꾸리겠다”며 구상을 밝힌 상태다.
기존의 도심 구조를 개편하는 것도 서부산 발전의 하나의 축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야와 부산진을 잇는 경부선 구간을 임기 내 지하화하겠다고 밝혔다. 그 상부 공간을 시민 중심의 녹지축, 이른바 ‘그린웨이’로 조성해 도심 단절 구조를 해소하겠다는 게 민선 9기의 의지다.
광역급행철도(TRX)를 통해 부울경을 30~60분 생활권으로 연결하는 혁신도 서부산에는 하나의 기회가 된다. 다대포 일대를 해양관광과 레저 기능이 결합된 ‘블루 코스트 해양단지’ 구상과 맞물린데다 관광과 교통의 무게 추를 보다 동쪽에서 서쪽으로 옮기겠다는 구상이기 때문이다.
결국 민선 9기의 도시 전략은 해양·교통·생태·광역권을 아우르는 구조를 동쪽에서 일정 부분 서쪽으로 이동하는데 초점이 맞춰질 것으로 보인다. 수도권 일극주의에 대항해 부울경을 하나의 광역 경제권으로 엮어 무게 중심을 맞추는 움직임과 그 맥을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