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IFA 회장에 전화 건 트럼프? 미국 발로건 16강 나선다
출전정지 처분 집행 1년 유예
외신 "트럼프가 FIFA 요청"
FIFA 독립성·공정성 훼손 논란
지난해 8월 인판니노 FIFA 회장과 회동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AP 연합뉴스
6일(한국 시간) 2026 북중미 월드컵 개최국 미국과 벨기에의 16강전을 하루 앞두고 32강전에서 레드 카드를 받은 미국 스트라이커 폴라린 발로건의 출전 정지가 유예됐다. 하지만 유예 과정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는 의혹이 제기되며 불공정 논란이 인다.
FIFA는 이날 발로건에게 내려진 한 경기 출전 정지 처분의 집행을 1년 유예한다고 미국축구협회에 통보했다. 출전 정지는 발로건이 1년의 유예 기간 동안 유사한 성격, 강도의 파울을 범하지 않을 경우 공식 철회된다. 징계 유예로 발로건은 16강전 정상 출전이 가능해졌다.
발로건은 지난 2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베이 에어리어 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32강전에서 경기 중 상대 선수의 발목을 밟아 레드 카드를 받았다. 레드 카드가 나온 이상 규정에 따라 최소 1경기(소속팀의 다음 경기) 출장 정지가 내려졌고 16강전 출전이 불가능했다.
FIFA의 이례적인 결정을 두고 발로건의 출전 정지를 철회하기 위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전화까지 걸었다는 외신 보도들이 나왔다. 이날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전화를 통해 발로건에 대한 레드 카드 판정을 재고해줄 것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AFP통신도 트럼프 대통령이 발로건이 레드카드를 받은 당일 바로 인판티노 회장에게 전화를 걸었다고 전했다.
FIFA는 징계 유예 사유로 징계 규정 27조를 근거로 들었다. 해당 조항은 징계 집행을 일정 기간 유예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다만 이 조항이 월드컵 토너먼트에서 자동 출장 정지 처분에 적용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퇴장 선수가 다음 경기에 뛰지 못하게 하는 것이 레드 카드 징계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가장 중요한 토너먼트 경기 출전을 허용했다면 징계의 실질적 효과는 사라진 셈이다.
벨기에 축구협회는 “놀랍다”며 “대회 규정과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반발했다. 루디 가르시아 벨기에 감독 역시 “FIFA에서는 7월 5일이 만우절인지 몰랐다”고 FIFA의 결정을 비꼬았다.
이번 결정으로 FIFA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이 FIFA에 미국 선수에 대한 선처를 부탁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스포츠에 대한 정치 개입 논란은 피하기 어렵다. 또한 미국 대표팀의 성적이 대회 흥행과 직결되는 상황에서 FIFA가 축구 경기 외적인 요소를 감안해 징계 유예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옳은 일을 해 거대한 불의를 바로잡은 FIFA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