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사회연대경제’ 의무화 나서는데… 부산 공공기관, 권장 기준 절반 이하
경실련, 부산 내 66개 기관 실태 분석
지난해 평균 이용률 2.88% 그쳐
시 본청 1.85%, 국립대 1.46% 등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6일 오전 11시 부산시의회 브리핑룸에서 ‘부산 지역 공공기관 사회연대경제 이용 현황 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열었다. 박수빈 기자 bysue@
부산 공공기관이 사회적기업 등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제품·서비스를 구매한 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공공기관들의 이 같은 구매율은 시가 정한 조례상 권장 기준은 물론 전국 평균 수준을 밑돌았다. 부산 시민단체는 시가 정부 종합계획의 구매 계획 수립과 실적 제출 의무화 조항을 조례에 선제적으로 반영하는 등 제도적 강제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6일 오전 ‘부산 지역 공공기관 사회연대경제 이용 현황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회연대경제 이용이란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사회적 기업 △자활기업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우선 구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 같은 사회연대경제 기업은 지역 사회 문제 해결과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 등에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경실련이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부산 내 66개 공공기관의 지난해 사회연대경제 기업 이용 실적을 확인·분석한 결과, 총구매액은 2조 1516억 2700만 원이었다. 이 가운데 사회연대경제 이용 금액은 620억 4300만 원에 불과했는데, 그 비율은 2.88% 수준이었다. 사회적 기업을 이용한 실적만(협동조합 등 이용 실적 제외) 집계한 전국 평균인 3.08%보다도 낮은 수치다.
기관 유형별로 보면 △출자·출연기관 4.43%, △구·군청 4.25% △공사·공단 3.30%로 높은 비율을 기록, 전체 평균을 견인했다. 반면 △부산항만공사와 지방청은 2.04% △부산 이전 공공기관은 1.88% △부산광역시 본청은 1.85% △부산 소재 국립대학은 1.46%를 기록해 모두 3% 미만이었다.
전체 이용률이 3%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규모가 큰 기관일수록 사회연대경제 이용률이 낮은 구조에 기인한다고 경실련은 분석했다. 기관 별로 보면 구매 규모 1808억 원대인 해양수산부는 1.01%, 1774억 원내인 부산대학교는 0.95%, 1180억 원대인 부산항만공사는 1.23% 수준이었다. 이들 기관은 부산 전체 구매 규모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사회연대경제 이용률은 낮아 전체 평균을 떨어뜨렸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부산시는 지역 내 사회연대경제 기업의 제품 다양성 부족 등 현실적인 한계가 있었다고 해명했다. 시 중소상공인지원과 박화영 사회적경제팀장은 “부산 내 사회연대경제 기업에서 판매하는 제품과 서비스는 다양성이 낮아 이용에 한계가 있었다”며 “사회연대경제 기업이 제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지원하고, 판매전·홍보전 등을 통해 이들 기업 매출을 높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부산항만공사는 대규모 항만 인프라 구축과 하역 장비 도입 등 대형 발주 사업이 주를 이루는 공사의 특성상 소모품 위주의 사회연대경제 제품 구매 비율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부산항만공사 김호석 홍보부장은 “사회적 기업 제품 이용이 제한적인 항만 SOC 사업 비용이 포함돼 구매 분모 자체가 비대해진 면이 있다”고 말했다.
부산시는 ‘부산시 사회적경제기업제품 구매 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조례’를 통해 산하 공공기관이 연간 구매액의 일정 비율 이상(5% 이내)을 사회연대경제 기업 제품에서 구매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그러나 부산 공공기관 이용률은 매년 2~3% 수준에 머물러 제도적 목표 달성에 부족하다고 시민단체는 지적했다.
특히 최근에는 정부도 사회연대경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강제화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는 20개 관계 부처 합동 ‘사회연대경제 발전 종합계획(이하 종합계획)’이 발표되기도 했다. 종합계획에는 △공공기관 사회연대경제 제품 구매 목표율에 따른 구매 계획 수립·실적 제출 의무화 △공공서비스 위탁 시 사회연대경제 기업 우선 고려 △지방 정부 합동 평가 사회연대경제 지표 신설 등 내용이 명시됐다.
부산경실련 도한영 사무처장은 “사회연대경제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 종합계획이 예고한 ‘구매 목표율에 따른 구매 계획 수립·실적 제출 의무화’를 시가 조례로 선제 반영해야 한다”며 “기관별·유형별 차등 목표를 설정하고, 실적이 미비한 기관에 개선 조치를 요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