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에 전할 자랑스러운 기록 유산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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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개최 기념
부산·국립고궁박물관 공동 특별전 개막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 최초 한자리에
국보·보물·유네스코 유산 등 198점 공개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기념 특별전에서 철종 어진을 보는 관람객. 오른쪽이 영조 어진이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제48차 세계유산위원회 개최 기념 특별전에서 철종 어진을 보는 관람객. 오른쪽이 영조 어진이다. 김종진 기자 kjj1761@

궁궐을 정밀하게 묘사한 그림 ‘동궐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 김종진 기자 kjj1761@ 궁궐을 정밀하게 묘사한 그림 ‘동궐도’에 관한 설명을 듣고 있는 관람객. 김종진 기자 kjj1761@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이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다. 김효정 기자 조선왕조실록 4대 사고본이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다. 김효정 기자

숙종 때 단종 복위 과정을 기록한 옥으로 된 책. 김효정 기자 숙종 때 단종 복위 과정을 기록한 옥으로 된 책. 김효정 기자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들. 통신사 행렬도와 조선통신사선, 에도 막부에게 접대받는 통신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유네스코 세계 기록유산으로 지정된 조선통신사 관련 기록들. 통신사 행렬도와 조선통신사선, 에도 막부에게 접대받는 통신사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한국전쟁시기 부산 용두산 창고에 난 화재로 인해 불탄 철종 어진(왼쪽)과 영조 어진. 뒤쪽으로 왕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그림이 있다. 김효정 기자 한국전쟁시기 부산 용두산 창고에 난 화재로 인해 불탄 철종 어진(왼쪽)과 영조 어진. 뒤쪽으로 왕을 상징하는 일월오봉도 그림이 있다. 김효정 기자

대한민국의 빛나는 유산을 보며 어깨가 절로 올라간다. 요즘 젊은 세대 언어로 표현하자면, ‘자신감 뿜뿜’에 ‘국뽕’이 차오른다.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직접 마주한 유물은 놀랍고 대단했다. 국가유산청을 비롯해 박물관 관계자들도 “이 정도 수준의 유물을 한자리에 만나는 건 다시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라고 말할 정도로 이 전시의 가치를 표현했다.

한국 최초로 부산에서 열리는 제48차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를 기념해 부산시립박물관과 국립고궁박물관이 공동 기획한 특별 전시 ‘조선의 기록과 문화, 만세에 전하노니’가 7일 막 올랐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 관련 행사들 중 부산시립박물관에서 열리는 이 전시가 첫 시작을 알렸다.

이번 전시는 조선 건축 초기부터 통치의 모든 과정을 치밀하게 문자로 남긴 조선 왕조의 기록 정신과 찬란한 왕실 문화, 한일 외교 거점인 동래부(현 부산)를 중심으로 펼쳐진 역사를 조명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조선왕조실록’ ‘승정원일기’ ‘일성록’ ‘조선왕조의궤’ ‘조선 왕실 어보와 어책’ ‘조선통신사 기록물’ 등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비롯해 ‘영조 어진’ ‘철종 어진’ ‘동궐도’ ‘백자청화산수화조문 항아리’ ‘백자 달항아리’ 등 국보와 보물, 이와 같은 급의 유물까지 198점을 만날 수 있다.

특히 임진왜란 때 조선왕조실록을 보관한 4곳 중 3곳이 소실되고, 이후 남은 1곳의 실록을 바탕으로 다시 제작해 나누어진 4대 사고본(정족산, 오대산, 적상산, 태백산) 실록이 최초로 한자리에 모였다. 4대 사고로 나눈 뜻을 헤아려 관리 기관은 실록이 외부로 나가는 걸 철저히 경계했고, 함께 모이는 건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부산시립박물관은 유물을 보여주는 유리관의 온도와 습도, 조도를 철저히 지키며 동시에 5000만 원에 달하는 화재 방지 특수 장치를 부착했다. 그럼에도 태백산 사고본을 관리하는 기관은 전시가 8월 30일까지 이어지지만 8월 초 진품을 회수할 계획이다. 8월 7일부터 복제품이 진품을 대신해 전시된다. 4대 사고본의 진품을 보려면 날짜에 맞춰 미리 박물관을 방문해야 한다.

이번 전시에선 성종실록을 보여준다. 중궁 윤씨를 폐서인하는 상황을 담은 날의 기록, 경국대전을 완성하는 모습, 성종이 승하한 날, 상소에 대해 논하는 장면 등이 펼쳐져 있다. 임진왜란 이후 다시 제작한 3개의 실록과 유일하게 남은 정족산 사고본이 크기와 종이 바램이 다른 것도 관찰할 수 있다. 정조 시절, 사관이 쓴 정조실록과 승정원에서 쓴 승정원일기, 정조의 개인일기인 일성록을 함께 전시해 저자에 따라 관점이 다른 기록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도 인상적이다.

영화로 인해 엄청난 관심을 받았던 단종에 관한 기록도 있다. 노산군으로 강등된 채 죽음을 맞았지만, 이후 숙종이 복위하며 그 과정을 담은 옥으로 된 책들도 흥미롭다.

기록 유산을 보여주는 1부가 끝나면 2부는 왕과 왕실의 상징물과 기록으로 구성했다. 어보와 어책,어진을 만날 수 있다. 2부에서 가장 돋보이는 유물은 영조 어진 2점과 불탄 철종의 어진이다. 한국전쟁을 피해 부산으로 피난 온 유물을 보관하던 용두산 창고에 대형 화재가 나며 철종 어진의 반이 불탔다. 부산에서 비극을 겪었던 철종 어진이 72년 만에 다시 부산을 찾게 됐다.

창덕궁과 창경궁의 전각과 지형, 3000여 그루의 나무까지 정교하게 담아낸 궁궐 그림은 마치 요즘 드론으로 촬영한 항공사진을 떠올릴만큼 섬세하게 현장을 묘사했다.

전시의 마지막인 3부는 지금의 부산인 동래부를 조명했다. 조선 왕조 대일 외교의 중심이었던 동래부 당시 모습을 보여주는 초량왜관도를 비롯해 조선통신사 행렬도, 통신사 수행화원 이의양이 그린 산수화도 있다. 11차 조선통신사 사행 때 에도막부가 조선 국왕에게 보낸 금병풍도 이번 전시에서 특별히 선보이는 귀한 유물이다.

전시기간 중 오디오 가이드를 비롯해 도슨트 전시 해설, 큐레이터와의 역사 나들이, 초등생을 위한 QR활동지 등 다양한 연계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외국인을 위한 특별 체험 프로그램도 준비돼 있다. 전시는 무료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김효정 기자 teres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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