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 실종…경남 지방의회 출범부터 원 구성 ‘파열음’
경남도의회 다수당 국힘 의장단 독식
김해시의회는 민주당 주도·국힘 견제
진주·사천·양산 여야 내홍으로 차질
전문가 “출범 초기 상생 의지 보여야”
7일 경남도의회 본회의장에서 13대 전반기 임시회 본회의가 열리고 있다. 의장단 구성 논의 불발에 항의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 퇴장으로 군데군데 빈 자리가 보인다. 경남도의회 제공
경남 광역의회와 일부 기초의회가 순조로운 원 구성에 실패하면서 출범부터 큰 파열음을 일으키고 있다.
경남도의회는 7일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만의 일방적인 투표로 13대 전반기 7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지난 6일에는 국민의힘 소속인 3선 박준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신종철·이찬호 의원을 각각 제1부의장·제2부의장으로 선출했다. 9일 본회의에서 상임위원과 의회운영위원만 선임하면 원 구성이 마무리된다.
13대 경남도의회 전반기 의장단 선거는 의원 정수 68명 중 44명인 다수당 국민의힘이 줄곧 주도했다. 의원 23명인 더불어민주당 측에서 부의장 1석·상임위원장 2석 등 지분을 요구했지만, 협상 결렬로 국민의힘에서만 의장단 선거 후보를 배출했다. 민주당은 본회의에 앞서 손팻말을 들고 국민의힘 주도 의장단 구성 시도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이틀 동안 의장단 선거에도 참여하지 않았다.
민주당 의원들이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일방적인 의장단 선출을 중단하고 즉시 협치 테이블로 나오라”고 촉구했지만 끝내 국면 전환은 없었다. 특히 국민의힘 의원 중에서도 강경파 의원으로 의장단이 구성되면서 전반기에는 협치보다는 정쟁이 예상되는 실정이다.
김해시의회는 반대로 국민의힘이 민주당 독식을 견제하는 양상이다. 지난 6일 김해시의회는 본회의에서 민주당 조종현 의원을 의장으로, 같은 당 정준호 의원을 부의장으로 각각 선출했다. 투표 전 국민의힘 의원 10명은 “협치 없는 강제 선출”이라고 반발하며 모두 퇴장했다.
김해시의회는 7일 본회의에서 4개 상임위원장을 선출했다. 의회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허윤옥 의원을 제외하면 모두 민주당 소속이다.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이 부의장 1석을 추가로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양산시의회는 국민의힘 내홍으로 원 구성 차질을 빚었다. 양산시의회는 두 차례 투표를 거쳐 국민의힘 박일배 의원을 전반기 의장으로 선출했다. 의장 선거에는 국민의힘에서 6선인 박 의원과 재선 김판조·4선 이종희 의원, 민주당에서는 재선 이기준 의원이 각각 후보로 등록했다. 양산시의회는 국민의힘 11석, 민주당이 9석을 차지해 국민의힘이 같은 당 의장 후보 1명에게 표를 몰아주면 의장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박 의원과 김 의원이 각각 10표씩 얻어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았다.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차 투표와 결선 투표를 진행하며, 결선에서도 동수가 나오면 선수(選數)가 많은 의원이 당선된다.
이탈표가 없으면 6선인 박 의원이 당선된다는 사실에 불만을 품은 국민의힘 의원 10명이 박 의원이 민주당과 야합했다고 규정하며 본회의장을 퇴장했다. 결국 박 의원은 2차 투표에서 10표를 얻어 1표에 그친 김 의원을 제치고 의장에 선출됐다.
앞서 국민의힘은 당내 표결을 거쳐 김 의원을 의장 후보로 확정했지만, 박 의원이 당론과 별개로 출마하면서 차질이 생겼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의원을 국민의힘 경남도당 윤리위원회에 제소하기로 했다.
진주시의회는 국민의힘이 과반 의석을 차지했지만 의장단 구성에 난항을 겪고 있다. 진주시의회는 지난 6일 본회의에서 단독 후보로 출마한 국민의힘 소속 박미경 의원이 2차 투표에도 과반을 얻지 못해 의장 선출에 실패했다. 진주시의회는 국민의힘 13석, 민주당 8석, 무소속 1석 구성이다. 국민의힘에서 이탈표가 나온 것으로 분석되는데, 의장 후보 선출 순서 관행 때문에 갈등이 표면화했다는 말이 나온다. 진주시의회 의장 선거는 오는 9일 3파전으로 다시 치러진다.
사천시의회는 민주당 최용석 의원이 의장 선거를 하루 앞두고 탈당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최 의원은 지난 2일 선거에서 7표를 얻어 의장으로 선출됐다. 민주당은 의장 선출 과정을 ‘밀실야합’으로 규정하고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의장 사퇴 요구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갈등 여파로 사천시의회는 지난 6일 본회의에 민주당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상임위원장 선출에 실패했다.
경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조재욱 교수는 “중앙정치 영향으로 지방의회도 감정적으로 접근하는 양상”이라며 “출범 초기에는 적어도 상생과 협치로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를 시민에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 이경민 기자 min@busan.com ,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