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광용 거제시장, CPSP 고배 한화오션에 “졌잘싸”
변광용 거제시장 페이스북 캡처
“졌지만, 잘 싸웠습니다.”
한화오션이 기대를 모았던 60조 원 규모 ‘캐나다 차기 잠수함 사업’(CPSP) 수주전에서 고배를 마시자 사업장이 있는 경남 거제시 분위기도 어수선한 가운데 변광용 시장이 “더 큰 기회를 위한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며 응원했다.
변 시장은 7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비록 이번에는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지만 글로벌 주요 방산업체와의 경쟁 끝에 최종 결선까지 진출한 것은 대한민국 조선·방산 기술의 우수성과 경쟁력을 세계 시장에 다시 한번 입증한 뜻깊은 성과”라고 평가했다.
특히 “이 과정에 보여준 뛰어난 기술력과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함께 만들어 낸 ‘팀 코리아’의 저력은 향후 세계 시장에서 더 큰 기회를 만들어 낼 든든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면서 “K방산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지역 조선 산업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필요한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CPSP는 1998년 취역한 2400t급 잠수함 4척을 대체할 3000t급 최신 잠수함 12척을 도입하는 사업이다.
건조 비용만 20조 원, 향후 30년간 이어질 유지·보수·정비(MRO) 사업을 포함한 전체 사업 규모는 6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전 세계 내로라하는 방산업체가 도전장을 던졌고, 한화오션은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시스템즈(TKMS)과 최종 후보로 선정됐지만 캐나다의 선택은 TKMS였다.
이를 두고 프로젝트의 핵심인 빠른 납기와 기술력에도 캐나다 정부의 ‘바이 유러피안’ 기조와 절충교역 제도인 ITB(산업·기술적 혜택) 정책 공략에서 독일에 밀렸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화오션은 CPSP 납품 모델로 현존 디젤 추진 잠수함 중 최상의 작전 성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3600t급 ‘KSS-III’를 제시했다.
빠른 납기와 검증된 기술력 그리고 장기 산업 동맹을 강점으로 내세운 한화오션은 노후 잠수함 퇴역 전인 2032년 1번 함을 시작으로 2035년까지 4척 인도를 목표로 제시했다.
건조 경험과 역량도 한화오션이 월등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KSS-III는 이미 진수돼 운용 중인 모델이기 때문이다. 지난 5월엔 한국-캐나다 해군 연합협력훈련에 투입돼 1만 4000km 무결점 대양 기동력까지 입증했다.
반면, TKMS의 ‘212CD’는 설계도상으로만 존재하는 ‘페이퍼 모델’이다.
212CD는 TKMS와 노르웨이 콩스버그가 공동 설계한 2500t급(수중 2800t급) 모델로 아직 실물이 존재하지 않는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범국가에 대한 국제사회 제재로 최근까지 2000t급 미만 소형잠수함 제작만 가능했던 탓에 아직 중형잠수함 개발을 완료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캐나다 정부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와 1500억 유로(우리 돈 256조 원) 규모 ‘EU 무기 공동구매 프로그램’(SAFE, Security Action for Europe)에 참여하기로 합의하며 TKMS에 힘을 실었다.
SAFE는 EU가 무기를 공동구매하는 회원국에 낮은 금리로 대출금을 지원하는 제도다.
우리 정부도 대통령 특사단과 국내 주요 기업인 등을 내세워 자동차, 수소, 에너지, 인공지능(AI)을 망라한 산업 협력 패키지를 제안하는 등 막판 총력전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