납품단가 깎으면서 윈윈? 현대차, 앞뒤 안 맞는 ‘상생협력쇼’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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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서 1·2차 협력사들과 MOU
원가 절감안 제출 철회엔 무응답
업체 “생존 흔드는 핵심 빠져” 냉담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그룹 서울 양재동 사옥 전경.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자동차그룹이 인공지능(AI)·로봇·소프트웨어(SDV) 중심의 산업 전환에 대응해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을 뒷받침할 공급망 전반의 상생협력을 강화한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지난 4월 단행한 현대차 협력사들에 대한 납품단가 깎기(부산일보 6월 3일 자 1면 보도)는 그대로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져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7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더블트리 호텔에서 ‘현대차그룹 상생협약 체결식’을 열고 공정거래위원회, 1·2차 협력사들과 함께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협력 기반을 다지고 상생협력을 확대하는 협약을 맺었다.

협약식에는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을 비롯해, 현대차그룹 기획조정담당 서강현 사장, 현대차·기아 등 12개 계열사 대표, 1·2차 협력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현대차그룹은 로봇과 SDV, 자율주행, 미래 항공 모빌리티, 수소 에너지, 스마트 팩토리 등 다양한 미래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협력사도 단순 거래 관계를 넘어 미래 산업 전환을 함께 준비하는 공급망 파트너로 역할이 넓어지고 있다.

서강현 사장은 “협력사의 경쟁력이 곧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이고, 공급망 전체가 건강해야 우리 모두가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상생을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은 공급망 전반의 안정적인 경영 기반을 다지기 위해 대금 지급조건을 법정 지급기한인 60일보다 짧은 평균 10일 이내로 지급하는 등 개선키로 했다. 또한 공급망 내 안정적인 대금 회수 지원을 위해 상생결제시스템 활용도 또한 높일 계획이다.

하지만 이날 현대차·기아의 경우 지난 4월 협력사별로 요청한 납품단가 인하에 대해선 별다른 언급이 없었다.

이날 현대차·기아가 상생안으로 밝힌 내용은 협력사의 SDV·전동화·자율주행 기술 전환을 지원하고, AI·소프트웨어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탄소중립, 사이버보안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도 함께 운영한다는 정도다.

울산 지역의 한 협력사 관계자는 “협력사와의 상생에 기술지원과 대금지금 단축 등도 중요하지만 납품단가 인하는 거의 업체별 생존을 좌우하는 수준인데 이번 상생협약에 빠져있다”면서 납품단가 인하 철회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현대차는 지난 4월 1차 협력사 364개 업체에 원가 절감 계획안을 제출하라고 안내했다. 차체 생산 협력사를 제외한 일반 1차 협력사에는 원가를 최대 20% 낮출 수 있는 개선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체별 원가 절감액은 3년간 수백억 원에서 수천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배동진 기자 djba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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