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섭노' 여론조사 해보니…"사투리" 56%·"일베"17%[개혁신당 여론조사]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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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패배 인정하는 조국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2026.6.4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선거 패배 인정하는 조국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경기 평택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출마한 조국혁신당 조국 후보가 4일 경기도 평택시 선거사무소에서 선거 패배를 인정하고 있다. 2026.6.4 xanadu@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경남 거제 출신 아이돌 그룹 멤버가 '무섭노'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식 표현이 아니냐는 억지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개혁신당 자체 여론조사에선 국민 과반이 해당 표현을 지역 사투리로 본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개혁신당 싱크탱크인 개혁연구원이 전날부터 7일까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표본 오차 95% 신뢰수준에 ±4.4%포인트)에서 응답자의 55.8%가 '무섭노'라는 표현을 '지역 사투리로 볼 수 있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잘 모르겠다'는 27.5%였고 '일베식 표현으로 볼 수 있다'는 16.7%로 집계됐다.

'무섭노 논란을 알고 있느냐'는 물음에는 '잘 안다'가 응답자의 44.0%였고, '모른다'는 29.3%, '조금 안다'는 26.6%였다.

'말투나 표현을 이유로 특정 정치 성향으로 단정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문항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답이 68.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잘 모르겠다'(18.7%), '적절하다'(13.2%) 순이었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조사 결과를 인용하며 "국민 다수가 이번 논란의 프레임 자체(사투리를 근거로 한 낙인찍기)를 거부하고 있다는 의미"라며 "조사 결과를 보고 읽은 민심은 정치계 인사들이 정치적인 목적으로 연예계 인사에게 이념적 공격을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유튜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영상 캡처 유튜브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 영상 캡처

이 같은 억지 논란은 김현지 경남 MBC PD와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앞서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는 걸그룹 '리센느'의 멤버 '원이'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무섭노" 등 사투리 표현을 사용했는데, 이를 두고 김 PD는 지난 1일 자신의 엑스(X) 계정에 "여성 아이돌과 피디가 사이좋게 노노 주고받고 있어 무척무척 속상했음"이라는 글을 올렸다.

자연스러운 사투리라는 반발이 이어지자 김 PD는 "그분들이 다 일베식 사고를 하여 의도적으로 사용했다 생각하지 않는다"면서도 "혐오표현에 뿌리를 둔 표현"이라는 주장을 거듭 반복했다.

여기에 조국 전 대표가 가세하며 논란이 확산됐다. 조 전 대표는 "일베가 문장 끝에 '노'를 사용하는 것을 옹호하며 부산·영남에서도 그렇게 쓴다는 사람들이 있다"며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조롱하고 폄훼하는 잘못된 행위임을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많은 10-20대들이 일베가 아님에도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고 있다"면서 "청년들도 의문문에 '노'를 붙여 사용하는 것이 잘못된 혐오표현임을 알고 더 이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현지 경남 MBC PD SNS 캡처 김현지 경남 MBC PD SNS 캡처

그러나 조 전 대표의 주장은 완전히 잘못된 것이다. 국립국어원 설명에 따르면, '-나'와 '-노'는 의문을 나타내는 종결 어미로서, '-노'는 의문사가 있는 의문문에 사용된다.

거제에서 태어난 박경리 작가의 소설 '토지'에서도 '-노'는 의문형 종결어미로 사용됐다. "우찌 그리 밤낮 삐뚜람한 말만 하노" "니라도 없었으믄 내가 우찌 살았겄노" "우찌하믄 좋노" 등의 의문형 문장들에서 '-노'가 사용됐다.

일각에선 '-노'는 의문문의 종결어미로 사용되기 때문에 '무섭노'는 용법에 맞지 않는 사투리이며 '와 이리 무섭노'와 같은 표현이 맞는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학계에선 '-노'가 의문형이 아닌 감탄형 종결어미로도 사용된다고 설명한다. 안태형 전 동아대 국어문화원 교수는 과거 '헬로tv뉴스' 인터뷰에서 "동남방언에서는 '노가 의문형의 형태를 가지고는 있지만 혼잣말이라든지 한탄, 독백에서 감탄형으로도 쓰인다"고 말한 바 있다.

서울대 국어국문학과 문학석사학위 논문인 <한국어 판정·설명 의문형 종결 형태의 통시적 변화>(하정훈, 2022)에서도 '-노'가 의문사가 없는 문장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면서, 이 경우의 '-노'는 의문형 어미가 아닌 감탄형 어미인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했다.

예컨대 음식을 먹은 뒤 "맛있노"라고 하거나, 영화를 보고 나서 "재미 없노"라고 하는 식이다.

논문은 이렇게 사용되는 '-노'는 중부 방언의 '-네' 정도에 대응되는 감탄형 어미라고 설명한다. 동남 방언의 '무섭노'는 중부 방언의 '무섭네'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다만 '-네'에 비해 의외성(mirativity)이 강하게 나타나 [원래 자신이 예상했던 것과 다르다]라는 뜻을 내포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이러한 감탄형 어미가 어떻게 형성되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면서도 "'의문'의 정도가 낮은 의문사는 아예 생략될 수도 있기 때문에 감탄형 어미로써의 '-노'가 형성된 것이 아닌가 짐작된다"고 덧붙였다.

이를 '무섭노'라는 표현에 대입해 보면, 본래 표현은 '와 이리 무섭노'인데 실제 의문의 정도가 낮은 의문사인 '와 이리'는 생략될 수 있기 때문에 감탄형인 '무섭노'만 남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또한 포털사이트에서 '무섭노'라는 단어를 검색해보면 일베가 사회적 문제가 되기 이전인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에도 의문문이 아닌 감탄문이나 독백으로 '무섭노'를 단독 사용한 사례를 쉽게 찾을 수 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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