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지방분권] 관광객 급증도 ‘그림의 떡’… 입항세 하나 신설 못 하는 부산시
현행 헌법 조세법률주의에 막혀
지역 호황 세수로 이어지지 못해
독자적으로 곳간 채울 방법 절실
지난 7일 크루즈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부산 남구 유엔기념공원을 둘러보고 있다. 정종회 기자 jjh@
지난 5월까지 부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이 200만 명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무려 40%가 늘었다. 명실상부한 국내 ‘탑티어’의 관광도시로 부산은 그 위상을 높였다.
하지만 폭발적인 관광객 증가를 지방정부 재원으로 연결시킬 방법은 전무하다.
현행 헌법은 조세법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모든 조세는 법률에 근거해야 하며, 세목의 신설과 변경 역시 국회의 입법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지방정부 간 조세 경쟁을 우려해 독자적으로 새로운 세원을 만들거나 과세 체계를 설계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것이다.
이는 해외 유명 관광도시들이 관광객이나 크루즈 승객을 대상으로 관광세와 입항세를 부과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들 도시는 이렇게 모은 재원을 다시 도시의 관광 인프라 확충과 관리에 재투입한다.
불 붙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특별법 논의 과정에서도 이 같은 지적은 있었다. 그 대안으로 법인세와 양도소득세 일부를 지방에 이양하거나 새로운 세입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도 제기됐다. 하지만 조세법률주의라는 높은 벽 앞에서 논의는 진전을 보지 못했다.
물론, 그간 부산시가 숱한 재원을 쏟아부어 마련한 관광 인프라와 국제행사는 현 시점 지역 경제의 선순환으로 확산하는 중이다.
문제는 이 같은 부산 경제의 순환이 지방정부 세수로는 그대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정 지역의 경제가 활성화해도 그 지역의 중앙정부 의존도는 크게 나아지지 않는다는 뜻과 같다.
균형발전을 하라며, 자립을 하라며 연일 등 떠밀리고는 있지만 대한민국에서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곳간을 채울 방법은 제한적이다.
현행 법상 지방정부가 손에 쥐는 지방세는 취득세와 재산세 비중이 대부분이다. 지역 내 부동산 거래가 늘거나 자산 가치가 상승하는 경우에만 지방정부 세수가 증가한다. 지역 내 기업 활동이 늘거나 민간 소비가 늘어도 지방 재정이 드라마틱하게 상승하는 장면은 기대하기 어렵다.
결국, 부동산 경기가 좋아져 취득세와 재산세가 늘거나, 그렇지 않으면 늘 하던대로 중앙정부가 내려보내는 교부세와 국고보조금을 읍소하며 기다려야 할 판이다.
이는 결국 지방정부가 지역 발전을 위해 노력할 동기마저 약화시킨다. 관광객은 넘쳐나는데 입항세 하나 신설하지 못하는 부산의 현실이 지방분권의 한계인 셈이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