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하던 거제 민주당서 ‘집단 항명’ 사태…무슨 일?
거제지역위원장 1년 넘게 공석
지난달 공개모집에 3명 도전장
조강특위, ‘직무대행’ 체제 유지
심사 기준·결과 공개 안해 반발
당원 223명 ‘공식 성명서’ 발송
부산일보DB
더불어민주당 거제시지역위장 장기 직무대행 체제를 둘러싼 당내 갈등(부산닷컴 7월 1일 보도)이 점입가경이다. 중앙당의 석연찮은 결정을 놓고 증폭된 반발 여론이 급기야 초유의 ‘집단 항명’ 사태로 번졌다.
거제시지역위원회 당원 223명은 최근 지역위원장 공모 절차 중단에 대한 명확한 설명과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 완결을 요구하는 공식 성명서를 중앙당에 제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들은 성명에서 “지난 지선과 대선에서 완승을 거두며 당력을 증명해온 거제가 지금 ‘사고지역위원회’라는 이름 아래, 판정 근거도 알지 못한 채 종점이 제시되지 않은 직무대행 체제를 맞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거제 민주당은 이번 6·3 지방선거에서 시장 후보를 역대 최다 득표율로 당선시키고 경남도의원 3석 전석과 시의회 과반까지 이뤄냈다. 지난해 대통령선거에선 경남 18개 시군 중 김해시와 함께 민주당 승리를 이끈 2곳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중앙당 조직강화특별위원회는 거제를 사고 지역으로 분류하고 김광중 전 청년위원장을 지역위원장 직무대행으로 임명했다.
지역위원장은 국회의원 선거구 단위 조직을 총괄하며 당원 관리, 지역 현안 대응, 지방선거와 총선 준비를 책임지는 자리다. 통상 현역 국회의원이나 차기 총선 유력 주자가 맡는 게 일반적이다. 현역 국회의원이 없던 거제는 그동안 변광용 시장이 중심을 잡았다.
2018년까지 지역위원장직을 수행하던 변 시장은 그해 지방선거 출마로 사퇴했다가, 2022년 낙선해 복귀한 이후 지난해 재선거를 앞두고 다시 물러났다. 이후 옥은숙 전 도의원이 직무대행으로 바통을 이었지만 지난 4월, 엘에이치이앤에스(LH E&S)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기면서 일이 꼬였다. LH E&S는 LH 산하 전국 60여 사업소에 대한 시설물 유지관리, 건물위생 관리, 경비·안내업, 급식업 등을 전담하는 자회사다. 이 때문에 김창현 운영위원장 직무를 대행하며 지방선거를 치렀다.
이런 상황에 지난달 진행된 새 지역위원장 공모에 김 전 청년위원장을 포함해 옥영문 전 거제시의회 의장과 황양득 씨 등 3명이 도전장을 던졌다. 그러나 중앙당 판단은 직무대행 유지였다. 이 과정에 명확한 심사 기준과 과정, 결과가 명확히 공개되지 않은 데다, 대행 체제가 꼬박 1년을 넘겼음에도 임명 근거나 대행 종점 시점 역시 제시되지 않았다. 일부 응시자가 이에 대한 소명을 요청했으나 중앙당은 이의제기나 사유 설명 절차가 없다고 일축했다.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변광용 거제시장 출마 선언 기자회견장에 함께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도의원·시의원 후보들이 정부·여당과 원팀으로 지역발전과 경제회복, 대도약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부산일보DB
이를 두고 당원들 사이에선 당의 추구해 온 민주적 원칙이 훼손됐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당헌·당규에서 보장한 ‘의사결정 참여권, 의견 제출권, 구제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는 것이다. 계속된 문제 제기에도 중앙당은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고, 결국 참다 못한 당원들이 공동 행동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선출직 위원장은 권리당원 100분의 30 이상의 서명으로 소환할 수 있는 책임의 고리가 있으나 직무대행은 없다. 소환이 불가능한 자리를 기한 없이 유지하는 건 당규의 설계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경선을 원칙으로 절차를 완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달 말까지 △공모 심사 기준, 경과, 결과의 공개 △직무대행 임명을 의결한 기관과 의결 일자, 당헌·당규상 근거 조항 △공모 심사 기록 보존 여부 확인 등에 대해 서면으로 회신해 달라고 요구했다. 기한 내 회신이 없을 경우, 전당대회 이후 꾸려질 신임 지도부을 상대로 끝까지 답을 요구한다는 방침이다. 사태 해결을 위한 3가지 방안도 제시했다. 제1안은 이미 시작된 공모의 완성, 2안은 기한이 명시된 직무대행 체제 유지, 3안은 직무대행 임명 근거 서면 공개·당원 의견 수렴이다.
이들은 ‘결정은 권한이 내리지만, 정당성은 당원이 부여한다’는 사실을 곱씹으며 “이미 내려진 결정의 번복을 요구하거나 특정 후보의 지위 회복, 배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당헌과 당규가 정한 절차가 지켜졌는지를 확인하고 그 완결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어 “어느 방안이든 당규에 부합하는 형태로 이행이 확인되는 날 공동 행동을 종료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당원 청원 등 당규가 정한 다음 단계의 행동을 이어가겠다”고 예고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