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에 부울경 첫 초등 대안학교 설립하나…권순기 교육감 검토 주문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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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자도 공립형 대안학교 요구
일각에선 분리 낙인효과 우려도

경남교육청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경남교육청 자료 사진. 최환석 기자

경남교육청이 부울경 지역 내 처음으로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 설립을 추진한다. 현재 부울경에는 중·고등학생을 위한 대안학교는 존재하지만 초등 대안학교는 없다. 다만 일각에선 이른 나이에서부터 분리 교육을 실시하는 것을 두고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어 이후 추진 과정에 관심이 쏠린다.

권순기 경남교육감은 지난 20일 경남교육청 월요회의에서 “다른 지역은 초등 대안학교가 있으니 한번 생각해 보라”고 지시했다. 초중등교육법은 학업을 중단하거나 개인 특성에 맞는 교육 수요자를 대상으로 다양한 교육을 하는 학교를 대안학교로 규정한다.

전국 대안학교는 56곳, 대안교육 특성화중학교는 23곳, 대안교육 특성화고등학교는 27곳이다. 이 가운데 초등 과정 대안학교가 있는 지역은 서울·광주·경기·강원·충북·충남·경북 등 7곳이다.

경남은 대안학교 6곳·대안교육 특성화 학교 6곳 등 총 12개 대안학교가 설립됐지만 모두 중·고등 과정 대안학교다. 권 교육감 검토 주문을 계기로 초등 대안학교가 설립된다면 부울경 최초다.

권 교육감은 초등 대안학교 설립 검토와 함께 ‘천천히 배우는 아이’ 교육과 연계를 주문했다. 그는 “소위 천천히 배우는 아이 비중이 굉장히 높아지고 있다”며 “한 학급에 많게는 20% 정도인데, 수업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권 교육감이 언급한 ‘천천히 배우는 아이’는 이른바 ‘느린 학습자’다. 인지력이나 학습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학교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경계선 지능 범위 학생을 말한다.

권 교육감은 “천천히 배우는 아이가 많아지는 이유가 분명히 있을 거고 분석이 필요하다”며 “이유가 제대로 나오면 예방 교육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아이들의 치료 교육이 바로 대안학교가 될 것”이라며 “대안학교를 만드는 게 좋을지 아니면 대안 학급이 좋을지 분석이 필요하니까 보고해 달라”고 덧붙였다.

권 교육감의 느린 학습자 대상 초등 대안학교 설립 검토는 실제 느린 학습자 단체 요구와 상응한다. 느린학습자시민회 송연숙 대표는 22일 전화 통화에서 “느린 학습자 연구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 교육 과정을 실험하고 성과를 분석하고 근거를 형성하고자 공립형 대안학교를 제안하고 있고, 예산 등 문제로 어렵다면 거점형 대안 교실을 대안으로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학습 속도를 이유로 느린 학습자를 분리했을 때 미칠 영향을 우려하며 대안학교 설립에 반대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경남지역본부는 지난 21일 논평에서 “한 번의 판정이 아이 소속과 정체성을 결정하는 체제에서 경계선 아이는 어느 쪽에서도 온전한 자리를 얻지 못한다”며 낙인 효과를 우려했다. 이들은 느린 학습자 분리 대신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협력 교사 배치 등 기존 학급 지원 정책을 요구했다.


최환석 기자 ch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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