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집값 수천만 원 폭등?
동일 매물 단기간 재거래 정황
1억 원 이상 고가 거래도 급증
부산 동부경찰서 건물 전경
부산 동구의 한 아파트에서 사전에 공모한 일당이 부동산 매물을 서로 사고팔며 단기간에 실거래가를 인위적으로 끌어올리는 이른바 ‘자전매매’를 한 정황이 드러났다. 경찰도 관련 정황을 인지해 아파트 매수인과 주민, 은행이 피해를 입지 않았는지 사실 관계를 들여다보고 있다.
26일 〈부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 동부경찰서는 일당 4명이 동구 수정동 A아파트 매물을 서로 사고팔며 실거래가를 높인 정황을 발견했다. 이들 일당은 준공된 지 64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 매매 물건을 확보하고, 이 중 2개 매물을 서로 주고받으며 약 2개월 동안 실거래가를 약 6000만 원 올린 의혹이 제기된다.
이 일당은 A아파트 매수인 60대 B 씨와 매수·매도인 60대 C 씨, 매도인 40대 D 씨, 부동산중개업자 E 씨로 구성됐다. 이들은 먼저 B 씨가 한 매물을 1억 2500만 원에 C 씨에게 팔고, C 씨는 이 매물을 1억 5100만 원에 D 씨에게 다시 판매하는 방식으로 부동산 실거래가를 높이며 시세를 조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2020년 10월부터 2021년 2월까지 A아파트에 이뤄진 총 거래횟수는 264건이다. 이 가운데 2달 만에 재거래가 2건 이상 진행된 매물은 16호에 달했다. 특히 2개 매물은 2개월 사이 재거래가 세 차례나 발생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A아파트 가격은 상승세를 탔다. 2020년 10월에 기록된 A아파트 매물 거래 56건은 모두 8000만 원 미만이었다. 그러나 이듬해 1월 완료된 A아파트 매물 거래 45건 중 8000만 원 미만 거래는 2건에 불과했다. 반면 1억 원 이상 거래와 9000만 원 이상 1억 원 미만 거래는 각각 21건씩 성사됐다. 8000만 원 이상 9000만 원 미만 거래도 1건 있었다. 3개월 만에 실거래가가 수천만 원 이상 뛴 셈이다. 이 같은 행위는 사기와 부동산 거래 신고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등에 해당할 수 있다. 문제는 이 여파로 당시 이 일대 공시지가가 급상승하면서 이 아파트 입주민들이 기초연금이나 장애인연금 수급이 제한되는 등 복지 혜택에서 제외돼 피해를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이른바 ‘거품’이 빠진 현재, A아파트 시세는 3000만~4000만 원대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빈 기자 bysu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