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대프리카’ 넘어 ‘양프리카’ 유독 더운 이유는?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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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태평양·티베트 고기압 영향
영남알프스 넘은 뜨거운 바람
가뭄과 강한 햇볕까지 가세해

올여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로 기록되고 있는 양산신도시 전경. 양산시 제공 올여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로 기록되고 있는 양산신도시 전경. 양산시 제공

경남 양산이 올여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로 기록됐다. ‘대프리카’(대구+아프리카)를 넘어 ‘양프리카’(양산+아프리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양산은 2일 오후 1시 26분 42.5도를 기록하며 우리나라 기상 관측 사상 최고기온 기록을 하루 만에 다시 경신했다. 전날 기록한 41.6도를 넘어선 것은 물론 역대 최고기온인 2018년 강원도 홍천의 41.0도 기록도 뛰어넘었다. 국내 기상 관측 이래 처음으로 5일 연속 40도 이상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양산의 이번 극한폭염이 대기 흐름과 지형, 도시환경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양산 폭염의 가장 큰 원인은 한반도 상공을 장악한 강력한 고기압이다. 북태평양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이 동시에 영향을 주면서 뜨거운 공기가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가 형성됐다. 하층에서는 덥고 습한 공기가 유입되고, 상층에서는 고기압권 내 공기가 하강하면서 압축돼 온도가 오르는 ‘승온 효과’가 나타났다.

장마 이후 맑은 날씨가 이어진 것도 폭염을 키웠다. 강한 햇볕이 지표면을 계속 달구면서 대기와 지표에 축적된 열이 빠져나가지 못했고 기록적인 고온으로 이어졌다.

지형적 특성도 한 요인이다. 양산은 영남알프스와 천성산, 금정산 등 산지에 둘러싸인 분지형 도시다. 외부에서 들어온 뜨거운 공기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구조다.

특히 이번 폭염에서는 ‘푄현상’이 기온 상승을 부추겼다. 푄현상은 습한 공기가 산을 넘으면서 수분을 잃고, 산 반대편으로 내려올 때 고온 건조한 바람으로 변하는 현상이다.

기상청은 북서풍 계열 공기가 영남알프스 등 산지를 넘는 과정에서 더욱 뜨거워진 뒤 양산으로 유입된 것으로 분석했다. 산을 넘어온 열기가 분지에 머물고 주변 산지가 뜨거운 공기를 가두면서 폭염 강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천성산(920m)과 금정산(802m), 매봉산(703m) 등 산지가 도시를 둘러싸면서 공기 순환이 원활하지 않은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올여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로 기록되고 있는 사송신도시 전경. 양산시 제공 올여름 대한민국에서 가장 뜨거운 도시로 기록되고 있는 사송신도시 전경. 양산시 제공

도시 개발에 따른 열섬현상도 영향을 미쳤다. 양산은 물금신도시와 사송신도시 개발, 산업단지 조성 등으로 아스팥트와 콘크리트 면적이 크게 늘었다. 도로와 건축물은 낮 동안 흡수한 열을 밤에도 방출하면서 도심 내부 온도를 끌어올리는 열섬현상을 만든다.

실제 양산의 40도 돌파 시각도 갈수로 빨라지고 있다. 지난달 29일 오후 3시 이후 40도에 도달했지만, 2일에는 오전 11시 47분 이미 40.3도를 기록했다. 밤사이 축적된 열이 다음 날 폭염을 더욱 강화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가뭄과 건조한 토양도 폭염을 심화시켰다. 양산지역 최근 2개월 누적 강수량은 114mm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3mm의 21% 수준이다. 비가 부족해 토양이 마르면 태양 에너지가 물을 증발 과정에 사용되지 못하고 대부분 지표를 데우는 데 쓰인다.

기상청에 따르면 양산의 지난달 누적 일사량은 582.49MJ/㎡로 평년보다 약 36% 많았다. 강한 햇볕과 메마른 토양이 결합하면서 지표 가열 효과가 커졌다.

결국 양산의 42.5도 기록은 북태평고기압과 티베트고기압의 영향, 푄현상, 분지 지형에 따른 열 출적, 도시 열섬현상, 강한 일사와 건조한 토양까지 폭염을 만드는 요소가 모두 동시에 작용한 결과다.

기상청 관계자는 “현재 양산은 기온 상승에 유리한 조건이 모두 형성된 상황”이라며 “기압계 변화가 크지 않으면 극한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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