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C 한국빛낸 스포츠 스타] 사격 이은철
`리듬`타는 총잡이
92년 바르셀로나올림픽 남자 소구경 소총 복사 결승전에서 이은철선수가 금메달이 확정되는 순간 손을들어 관중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소구경소총 복사종목 결선이 열린 올림픽 사격장.
본선경기의 상위 8위까지 진출하는 결선에 8위로 턱걸이한 한국의 이은철(32)이 사선에 모습을 드러냈다.
본선 1위 비힐러(독일)와의 점수차는 불과 1점.
나머지 6명의 선수와는 시리즈차만 날뿐 점수는 같았다.
마침내 금메달을 향한 이은철의 매서운 눈이 번득이며 표적에 꽂혔다.
"10.5점""10.8점""10.7점"
차분하게 한발 한발 당기면서 순위도 한계단 한계단씩 올라갔다.6발째.관중석에서 환호가 터졌다.이은철이 10.7을 맞추며 10.2를 기록한 비힐러를 0.5점 앞지른 것.
이어 승리를 굳히는 마지막 10발째 총성이 10.6을 기록했다.
이은철은 그제야 미소를 띠며 관중들에게 브이(V)자를 그려보였다.여갑순에 이어 한국사격이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두번째 금메달을 확정짓는 순간.
같은시간 그의 고향마을에서는 "은철이가 금철이가 됐다"며 환호가 터져나왔다.
한국사격을 세계수준에 접근시킨 이은철은 한국사격계의 신기록 제조기로 불린다.
한국사격사상 최다 올림픽 연속출전(4회).사격 최다종목 출전(3개).86,90,94 아시안게임 소구경소총3자세 3연속 우승.역대 아시안게임 최다메달획득.
그는 "전공"인 소구경소총3자세나 "비전공"소구경소총복사,공기소총 가리지 않고 국내외 각종대회를 휩쓸며 1천개가 넘는 메달을 목에 건 명실상부한 최고의 총잡이다.
그의 신기에 가까운 기록의 비밀은 80년 미국 유학 중 래니 베삼코치로부터 배운 "리듬사격".
평소에는 기록이 좋지 않다가도 중요 대회를 3~6개월 앞두고부터는 정신을 집중해 무아상태로 조준, 10~12초 이내에 격발해 만점을 쏘는 것이다.
67년 부산 태생인 그는 서울 홍파초등학교 4학년 때 아버지의 권유로 사격을 시작해 2년만에 제1회 어린이사격잔치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보였다.경희중학교 2학년 때 유학을 가는 아버지와 함께 미국으로 건너가 미국주니어챔피언에 오르는 등 국외에서도 "사격왕" 자질을 인정받았다.
84년 LA올림픽에 최연소 선수(17세)로 참가했고 이후 주요국제대회를 "안방"삼아 드나들며 한국신기록을 거듭 탄생시켰다.96년 텍사스 루스런 대학졸업 후에는 한국통신 소속으로 활약 중.
"어린이 사격왕"에서 어느덧 중견의 사수가된 이은철.그는 지난 6월 열린 국제장애인사격대회 때 자원봉사를 자청한데 이어 7,8월에는 일반인 대상 생활체육교실의 강사로 나서는 등 그동안 팬들로부터 받은 사랑을 다시 되돌려 주고 있다.
이제 한 아이의 아버지이기에 그럴까.이전과 다른 여유가 느껴지는 그에게 과연 새 밀레니엄은 어떤 모양의 표적으로 다가올지 팬들은 궁금하다.
임깁실기자 m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