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도장 재료는 '벼락 맞은 대추나무'
구하기 어려워 대추나무에 고압 전류 흘리기도

황제의 새인(璽印)이나 황후의 보인(寶印)에 쓰는 귀금속부터 동물 뼈, 탯줄, 막도장까지….
도장은 사용하는 사람과 품격에 따라 그 재질도 다양하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도장 재료가 변하기도 한다. 요즘은 아기가 태어나면 탯줄을 젤형의 도장에 봉인해 만들어주는 탯줄도장도 유행하고 있다. 사업이 잘되게 하고 돈을 잘 벌게 하는 도장을 복인(福印), 귀인(貴印)이라고 한다. 도장의 재료에 따라 복과 귀함이 들어온다는 속설 때문에 희귀한 보석이나 신령한 기운이 깃든 동물의 뼈 등이 명품 도장의 재료로 많이 사용돼 왔다. 각종 옥 종류부터 물소뿔, 상아, 경아(고래 뼈), 에보나이트 등이 고급 인장 재료로 여겨지지만 그 중에서도 최고로 치는 것이 '벼락 맞은 대추나무'라 불리는 벽조목이다. 벼락을 맞은 나무는 일단 액땜을 했기 때문에 액운이나 사기를 물리쳐준다는 믿음에서 비롯된 것. '돈 벼락'을 맞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도 투영돼 있다.
하지만 벼락 맞은 나무를 구한다는 것이 로또 1등을 맞는 것만큼이나 어렵기 때문에 통상 인장업자들은 '인공 벽조목'을 사용한다. 대추나무에 고압의 전류를 흘려보내 인위적으로 벼락을 맞게 하는 것.
아프리카 물소 뿔로 만든 백수우나 흑수우는 강도가 사람 치아와 비슷할 정도로 단단한데다 사람에게 좋은 기를 불어 넣어준다고 여겨지고 있다.
하지만 복인이 되기 위해서는 재료뿐 아니라 서체와의 조화, 도장 주인과의 궁합에도 부합해야 하고 무엇보다 도장을 만드는 사람의 혼이 서려있는 게 중요하다고 인장가들은 강조한다. 똑같은 목재도 누구의 손을 거치느냐에 따라 한순간의 땔감이 될 수도 있고 수천 년을 이어갈 문화재가 될 수 있는 것처럼 말이다. 박태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