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토피아' 새내기 경찰관 토끼 사기꾼 여우를 만나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동물들이 인간처럼 모여 산다면 과연 그 모습은 어떨까. 누구나 한 번쯤 이런 호기심을 가져봤을 것이다. 17일 관객과 만난 디즈니의 신작 애니메이션 '주토피아'는 이런 상상을 스크린에 옮겼다. 동물원을 뜻하는 주(Zoo)와 유토피아(Utopia)의 합성어인 '주토피아'(Zootopia)는 제목인 동시에 영화의 주된 배경인 대도시의 이름이다. 이곳은 각양각색의 동물들이 모여 사는 지상낙원이자 누구나 살고 싶어 하는 꿈의 도시다.
이야기는 토끼 주디 홉스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주디는 대부분의 토끼들이 홍당무 농사를 최고의 직업으로 여기는 것과 달리 어릴 적부터 경찰관의 꿈을 품어왔다. 결국 주디는 주토피아 최초의 토끼 출신 경찰관이 돼 고향을 떠나 꿈의 도시에 입성한다.
동물이 모여 사는 지상낙원 그려
약육강식의 도시 생활 모습 풍자
생생한 캐릭터 묘사 감상 포인트
하지만 주디는 얼마 되지 않아 이상과 현실의 큰 괴리감을 맛보게 된다. 중요한 임무를 부여받은 맹수 경찰들과 달리 주디에게 주어진 역할은 주차 단속뿐이다. 어쩌면 작은 체구의 토끼에게 경찰은 애초부터 어울리지 않았던 직업이다. 주디의 부모는 "이게 현실"이라고 단정해 버린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사기꾼 여우 닉 와일드를 만난 주디가 연쇄 실종사건의 실마리를 풀어가면서 흥미와 재미를 더한다. 손가락 만한 생쥐가 보스가 되어 거대한 북극곰을 호령한다거나 , 나무늘보가 민원을 처리하는 데 한나절이 걸리는 모습은 중간 중간 배치된 웃음 포인트다.
다양한 동물에 대한 섬세한 묘사는 '역시 디즈니'라는 사실을 일깨운다. 영화의 주요 캐릭터뿐 아니라 잠시 스쳐 지나는 동물들까지도 꼼꼼하게 잡아내 보는 재미를 더했다. 아이폰을 떠올리게 하는 스마트폰 등 기발한 상상력도 매력적이다. 또 주디와 닉의 추격이 '주토피아'의 기본 골격인 만큼 추격전에서 오는 스릴도 빠뜨리지 않았다.
웃음 속에 풍자와 해학이 녹아있다. 육식 동물과 초식 동물로 구분되는 도시의 모습은 '힘의 논리'에 의한 차별을 빗대고 있다. 다양한 동물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에는 편견과 차별로 가득하다. 사실 동물로 표현됐을 뿐 인간 사회의 모습과 전혀 다를 게 없다. 이를 통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고리타분하지만, 동물 세계로 치환해 표현하면서 쉽고 재밌게 받아들일 수 있게 했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매력 중 하나인 음악에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엔딩 크레딧과 함께 흐르는 팝스타 샤키라의 '트라이 에브리싱'(Try Everything)은 '겨울왕국'의 '렛잇고'(Let It Go)못지않게 중독성을 지녔다. BS투데이 김두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