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문학관 세우자] ‘문학’ 홀대하는 부산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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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문학 역사와 정신을 집대성하고 시민의 문화 전당 역할을 할 부산문학관 설립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12일 〈부산일보〉 취재 결과, 6대 광역시 중 부산에만 지역문학관이 없을 뿐만 아니라 부산시는 아무런 계획조차 없는 실정이다.


부산 ‘공립 문학관’ 부재

市 나서서 설립 서둘러야


광역시 중 4곳은 이미 '공립' 지역문학관을 운영 중이며, 다른 1곳은 올해 착공한다. 대전은 2012년 대전문학관, 인천은 2013년 한국근대문학관, 대구는 2014년 대구문학관을 각각 개관해 운영 중이다. 이들 문학관의 1년 예산은 각기 6억~6억 5000만 원으로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2014년 개관한 울산 오영수문학관의 경우, 현재 울주군이 운영하고 있으며 1년 예산은 3억 원이다. 광주는 올 하반기에 광주문학관을 착공할 계획이다. 6대 광역시 실태를 볼 때 부산시는 한 시대와 문화의 근간을 이루는 문학을 지나치게 홀대하고 있다는 비난을 듣기에 딱 좋은 형편이다.

부산 문학인들은 “부산문학관 설립을 더는 주저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2016년 문학진흥법 제정 이후 광역자치단체인 각 도(道)는 공립문학관 설립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현재 경남문학관(2001년)과 전북문학관(2012년)이 운영 중이며, 문학진흥법 제정 이후에는 충북문학관, 전남문학관, 제주문학관이 추진되고 있다. 이 중 제주문학관은 예산 97억 원으로 지난달 착공해 내년 상반기 개관할 예정이다.

시·군 등 기초자치단체가 예산을 지원하는 공립문학관은 차고 넘친다. 문화체육부 자료에 따르면 전국 문학관은 100곳이 훨씬 넘으면서, 이 중 공립문학관은 무려 50곳을 헤아린다. 경남문학관을 갖춘 경남의 경우 공립문학관은 유배문학관(남해군), 김달진문학관과 마산문학관(창원시) 등 8곳에 이른다. 도 단위 공립문학관이 없는 경우에도 경기·충남 각 3곳, 강원 4곳, 충북 5곳, 전남 7곳, 경북 8곳의 공립문학관이 있다.

그러나 부산은 공립문학관이 1곳도 없는 매우 특이한 경우다. 부산에 있는 요산(김정한)문학관 이주홍문학관 추리문학관 등 3곳은 사립문학관이다. 서울에서는 아예 기초자치단체가 공립문학관 주체로 나서고 있다. 서울 도봉구는 2013년부터 김수영문학관을 운영 중이며, 성북구와 종로구도 각기 공립문학관 설립을 도모하고 있다.

부산시는 문학 단체·행사 지원만 하는 소극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지자체가 직접 나서 공립 지역문학관을 세우는 시대 흐름을 빨리 따라잡아야 할 것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문학관 설립 필요성에 대한 문학계 의견을 수렴해 조만간 부산문학관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최학림 선임기자 theos@


최학림 선임기자 theo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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