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입주 앞둔 ‘부산 아파트 건설 현장’ 멈췄다
1층 작업용 레미콘 공급 중단
장기화 땐 입주 일정 차질 우려
신항 등 현장 방문 원희룡 장관
“건설노조 불법행위 엄정 대처”
미복귀 노조원 수사 의뢰 계획
화물연대 파업으로 부산의 아파트 공사현장에서 공사가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상당히 공사가 진척돼 내년 봄 입주를 앞두고 있는 곳인데, 레미콘 타설이 중단돼 현장 관계자는 “자칫 입주가 늦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국토교통부는 업무 복귀 이전에는 화물연대와의 어떤 대화도 없다며 강경대응 기조를 유지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5일 부산 동구의 한 공동주택 공사현장을 방문해 화물연대 집단 운송거부와 이와 관련된 건설노조의 공사 중단 움직임 등을 점검했다. 원 장관이 찾은 곳은 내년 5월 입주를 앞둔 아파트 공사현장이다. 이미 옥상층까지 골조가 다 올라갔고 대부분 레미콘 타설작업도 끝나 공사가 상당 부분 진전됐다. 현재 87% 공정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옥상층 방수 콘크리트 타설과 1층 마무리 공정작업에 레미콘이 필요하지만 지난달 29일부터 레미콘 공급이 중단됐다. 현장 관계자는 “공사중단이 길어지면 내년 5월 입주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말했다. 물론 5일 기준으로 레미콘 운송이 평시의 83%까지 회복된 점을 감안하면 이들 공사가 입주에 차질을 줄 정도로 늦어지지 않을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앞서 지난 2일 건설노조는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를 지지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동조 파업을 예고했다. 특히 부울경에는 레미콘 타설 등 공사중단에 착수하겠다고 한 바 있다. 현장 관계자는 “벌크레미탈, 시멘트 공급 중단으로 바닥 미장공사가 중단됐고 주요 자재 수급 불안으로 인해 타일과 내장공사도 일부 중단됐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화물연대 지도부가 특히 부울경 건설 현장에 콘크리트 작업이나 레미콘 타설을 물리력으로 저지하라는 문자 메시지를 다량으로 뿌렸다”고 말했다.
원 장관은 “국민의 삶과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화물연대 집단운송거부에 더해 건설현장을 더 큰 어려움에 빠뜨리는 행위”라며 “건전한 건설현장 노동질서를 위해 업무방해, 채용강요, 금품요구 등 건설노조 불법행위에 대해 법에 따라 엄정히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
원 장관은 아파트 현장 방문 후 오후엔 부산신항에 설치한 임시사무실을 찾아 부두운영사·운송업체 관계자들과 만났다. 이들 관계자는 “현장에서 정부 소유 화물차 투입의 도움을 많이 받아 환적화물 운송은 평시 수준으로 올라왔으며, 수출입 컨테이너는 평상시 50~60% 수준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기도 의왕ICD의 물류 차질 해소가 시급하며, 화물연대를 피해 임시 방편으로 부산신항 내 우회도로를 운영 중이나 도로가 비좁아 안전 문제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정부가 화물연대의 조속한 복귀를 위해 계기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으나, 이번 기회에 다시는 잘못된 관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불법과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업무개시명령서를 발부받은 시멘트 화물차 기사가 운송을 재개했는지 확인하기 위해 5일부터 2차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 이날 업무에 복귀해야 하는 화물차 기사는 업무개시명령서를 우편으로 수령한 191명과 문자로 받은 264명 등 455명이다. 명령서를 송달받으면 다음 날 자정까지 업무에 복귀해야 한다. 국토부는 업무에 복귀하지 않았다면 지자체에는 행정처분을 내려 줄 것을 요청하고 경찰에는 수사 의뢰를 할 계획이다.
파업으로 기름을 받지 못해 기름이 떨어진 주유소는 이날 오후 기준으로 모두 96개소다. 서울 35개, 경기 20개 등인데 새로 전남북 지역에도 각각 1곳이 생겼다. 정부는 이르면 6일 국무회의에서 정유 분야 등에 추가 업무개시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에 있다. 화물연대는 “정부 여당은 대화를 거부하고 서로 책임을 떠넘기며 매일같이 더 강한 탄압을 예고하며 협박에 나서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