뻔한 ‘몸 쓰기’ 대신 학교별 ‘차별화 프로그램’으로 흥미 자극 [부산 교육을 깨워라]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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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교육을 깨워라] 상. 수업 전 아침 운동 진행은?

요일제형·자기주도형으로 구분
요일제형, 주 1~5회 단체활동
자기주도형, 피구 등 자율 체육
혼합 형태로도 운영 가능해
교육청, 인프라 보강 예산 지원
교원 별도 교육으로 역량 강화
학업 증진 시너지 효과도 기대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 강당에서 ‘아침 체인지’(體仁智) 활동에 참석한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8일 오전 부산 해운대구 센텀초등학교 강당에서 ‘아침 체인지’(體仁智) 활동에 참석한 학생들이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에서 전국 최초로 초·중·고교 아침 체육이 시작된 데에는 학교의 침체가 이유로 자리한다. 코로나19 3년여 간 비대면 수업 등으로 교실 활동이 제한적이었고 이로 인해 학생 간 유대감이 부족하다는 게 교육계의 화두로 떠올랐다. 학교마다 특색 있는 아침 체육을 통해 학생 건강, 인성 교육, 학업 증진의 3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부산시교육청의 구상이다.


■아침에 무슨 활동 하나

아침 체육은 오전 8시 30분 등교 이후 시작되는 점 이외에는 학교마다 다양한 모습으로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아침 체육 활동의 방식에 큰 제한이 없기 때문이다. 과거 학생 생활 교육 차원에서 운동장 뜀뛰기, 쪼그려 뛰기 같은 ‘몸 쓰기’ 체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능동적 프로그램이 학교별로 대거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아침 체육은 요일제형과 자기주도형 등 2가지 형태로 나눠 진행된다. 요일제형의 경우 학교 규모에 따라 주 1~5회 자율적으로 단체 활동을 하는 방식이다. 걷기부터 플라잉디스크, 브레인 요가, 플래시몹과 같은 협동 활동까지로 범위에는 제한이 없다. 요일제형의 경우 학교 운동장이나 강당이 협소할 경우 학년별, 학급별로 요일을 정해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형태다.

자기주도형은 일괄적인 단체 프로그램 대신 초등학생의 경우 전래놀이, 술래잡기 같은 학생의 흥미가 높은 활동을, 중학생은 피구, 축구 등의 자율 체육을 하는 형태다. 학생 자율성에 맡겨 참여를 높이는 형태다. 두 가지 혼합형태로도 운영이 가능해 학교별로 ‘차별화’ 수업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또한 기존 학교 체육 프로그램과의 연계도 가능하다. 기존에 학생 체력 증진 차원에서 진행하는 7560+운동(일주일에 5일 이상 60분 이상 운동을 하자는 의미)과 1학생 1스포츠 활동, 건강체력교실, 학교 스포츠클럽 활동도 아침 체육시간에 가능하다. 학교별로 구기 종목 스포츠클럽 활동이 안착한 학교가 많은 만큼 기존 수업과 연계한 ‘워밍업’도 가능할 것으로 시교육청은 보고 있다.

아침 체육은 일부 기숙형 고등학교 등에서 진행된 전례가 있지만 시교육청 차원에서 일괄적으로 진행된 적은 없다. 시교육청은 단순한 체육을 넘어 아침 체육의 효과가 학업 증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자율형사립고인 전북 전주시 상산고의 경우 전교생을 대상으로 태권도 교육을 진행해 학생들이 대거 태권도 유단자가 됐고, 체력 증진을 통해 입시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기도 했다.

■학교 시설 보강 어떻게

시교육청이 지난해 10월부터 아침 체육 도입을 검토하면서 가장 크게 우려한 사항은 일선 학교의 열악한 시설이었다. 학교 운동장, 강당이 전체 학생의 아침 체육을 진행할 만큼 확보돼 있냐는 게 문제였다.

시교육청은 아침 체육 활동의 취지가 훼손되지 않도록 학교 시설 보강을 위한 예산 지원을 하기로 했다. 시교육청은 연구학교로 선정된 2곳의 학교에는 2000만 원, 연구학교 이외에 아침 체육 도입을 결정한 시범학교에는 학교 체육 시설 확충을 위한 예산 1000만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지원 예산으로 일선 학교들은 샤워실 증설, 세면대 보수부터 인조잔디 운동장 조성, 우레탄 구장 조성 등을 추진할 수 있다. 아침 체육과 함께 일선 학교의 체육 교육 여건이 ‘체인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아침 체육 과정에서 학부모의 우려 사항인 ‘아침밥’ 문제의 경우 시와 연계해 조식 을 지원하는 방안을 차후 검토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체육 교사 등 교원의 역량 강화도 별도 교육을 통해 진행된다. 학교 시설뿐 아니라 아침 체육 안착을 위해서는 교사 역량 강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우려하는 교원 업무 가중을 해소하기 위해 외부 스포츠 강사를 활용한 체육 프로그램도 장려하고 학교별 우수 사례를 바탕으로 프로그램 교안 개발 등도 올해 중 진행해 일선 학교의 역량 강화를 도울 계획이다.

시교육청 박치욱 장학사는 “논의 과정에서 학교 운동장 등 체육 시설이 부족하다는 현장 의견이 있어 학교 여건에 맞게 수업 전 체육을 진행할 계획이다”며 “단순한 20분간의 아침 체육이 아니라 학교 생활 전반의 활력을 만드는 아침 체육이 될 수 있도록 일선 학교를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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