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군 절반 '박탈지수' 전국 평균보다 높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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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경제적 박탈 정도 지표 산정
전국 평균 상회 구·군 2010년 4곳
2020년 8곳… 10년 사이 배 늘어
중구는 부산 최고, 전국 4위 기록

부산 영도구 중구 일원. 부산일보DB 부산 영도구 중구 일원. 부산일보DB

부산의 16개 구·군 중 ‘박탈지수’가 전국 평균 이상인 곳이 8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탈지수는 사회·경제적 결핍 수준을 진단하는 지표로 활용되는데, 부산 지자체의 절반이 높은 결핍 수준을 보이는 것으로 해석된다. 게다가 박탈지수 평균 이상인 부산의 기초지자체는 10년 새 배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지역에서 사회·경제적 격차를 줄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부산시공공보건의료지원단(이하 공공의료지원단)이 12일 발표한 ‘부산시 박탈지수 현황 및 수준’ 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전국 평균보다 박탈지수가 높았던 구는 8곳(중·서·동·영도·부산진·금정·수영·사상구)으로 나타났다. 2010년 4곳(중·서·동·영도구)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0년 사이에 배로 늘어난 것이다.

박탈지수는 지역의 사회·경제적 결핍수준을 나타내는 지표로 활용된다. 공공의료지원단은 통계청의 인구주택총조사, 표본조사 등을 활용해 5년 주기로 박탈지수를 발표한다. 공공의료지원단은 선행연구를 참조해 10가지 구성 지표를 마련했다. 지표에는 △주택 소유율 △낙후된 주거환경 비율 △고졸 미만 학력률 △1인 가구율 △노인 인구율 등이 포함된다. 공공의료지원단은 이 지표에 따라 전국 250개 구·군의 박탈지수를 산출한다.

2020년 부산의 박탈지수 산출 결과를 살펴보면, 중구의 박탈지수는 12.2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그 다음으로 동구(7.8), 영도구(6.3), 서구(6.0), 부산진구(2.5), 사상구(2.0), 금정구·수영구(각 1.1) 순이었다. 박탈지수가 높을수록 결핍 수준이 높은 것으로 해석된다. 전국 평균은 0.0점을 기준으로 한다.

중구는 전국적으로도 박탈지수가 높은 곳에 해당된다. 2020년 분석에서는 전국 250개 구·군 중 4위에 올랐다. 1위는 전남 신안군, 2위는 경남 합천군, 3위는 전남 고흥군이었다. 게다가 중구의 박탈지수는 점차 높아지는 추이를 보이고 있다. 전국 시·군·구 전체로 볼때 중구의 박탈지수는 2005년 50위, 2010년 29위, 2015년 31위, 2020년 4위였다.

중구뿐 아니라 부산의 다른 원도심 상황도 마찬가지다. 원도심 4개구(중·동·서·영도구)는 2005년부터 산출된 박탈지수에서 모두 평균 이상을 기록했다. 범천동 등 원도심을 일부 포함하고 있는 부산진구 역시 2015년부터는 평균보다 높은 박탈지수를 보이고 있다.

부산 전체의 박탈지수도 최근 들어 높아지는 경향을 보인다. 부산 전체 평균 박탈지수는 2005년 -3.12였으나 2010년 -2.31로 높아졌다. 2015년 -2.8로 다소 나아지는 듯 했으나, 2020년 -1.15를 기록해 더욱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의 박탈지수가 높게 나타난 것은 저출산, 고령화뿐 아니라 동서 간 격차와 원도심 기피 현상 등 종합적인 요인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부산시 부산공공보건의료지원단 관계자는 “전국 구·군과 비교해 부산 구·군의 박탈 수준은 악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부산만의 특별한 노력으로 개선하고자 한 시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면서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사회적 수준을 향상하기 위한 정책과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서유리 기자 yo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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