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64.6% “우리나라는 대형 재난에 안전하지 않다” [세월호 참사 9주년]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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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안전 인식’ 물었더니

동아대·한국리서치 설문조사
‘대형 참사에 대한 걱정’ 68.8%
‘이태원’ 후 신종재난 불안 커져
“컨트롤타워는 대통령” 54.7%
“재난 대응 체계 나빠졌다” 늘어

세월호 참사 9주년을 맞아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침몰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9주년을 맞아 16일 오전 전남 진도군 세월호 참사 해역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침몰 지점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9주년을 맞아 재난에 대한 국민 인식을 묻는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10명 중 6명은 ‘우리나라가 대형 사회 재난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신종 재난에 대한 두려움은 갈수록 증가하고, 위험에 대한 인식은 일상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재난 컨트롤타워는 대통령이라고 인식하는데, 정부의 재난 관리 체계는 개선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동아대학교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와 한국리서치가 16일 발표한 ‘세월호 9주년 재난안전인식 조사 분석’ 공동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 중 64.6%는 세월호 사건 이후 우리나라가 대형 사회 재난에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2020년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한 비율(48.8%)과 비교하면 15.8%포인트 증가한 수치다.


대형 참사에 대한 걱정은 이태원 참사를 겪은 올해 68.8%를 기록했다. 2020년 이후 대형 참사에 대한 걱정은 점점 줄어들다 다시 높아진 셈이다. 대형 참사에 대한 걱정은 2020년 66.3%, 2021년 65.5%, 2022년 63.8%였다.

신종 재난에 대한 두려움도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종 재난이 다른 누군가에게 발생할 것이라고 들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24.9%로 가장 많았고, '내가 아는 누군가에게 발생할 것이다'(23.4%), '모르겠다'(16.8%), '나에게 발생할 것이다'(13.4%), '다른 나라에서 이미 발생했거나 발생할 것이라고 들었다'(12.3%),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9.1%)의 순으로 나타났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비율은 2022년 14.3%에서 9.1%로 감소해 위험에 대한 걱정이 전체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위험을 더욱 마주하며 불안감을 느끼지만 위험은 일상화되는 모습이다. 세월호 사건 전보다 위험에 많이 마주하거나,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는 비율은 2020년 72.7%에서 2023년 78.7%로 증가했다. 반면 세월호 사건 이후 위험에 대해 생각하지 않는다는 비율은 2020년 56.2%에서 2023년 57.6%로 증가했다.

또 코로나19에 대한 일상회복이 진행 중인 것으로 분석되고, 코로나가 종결된 후 경제 상황이 나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들이 늘었다. 코로나19 기간 개인의 심리상태가 안정적이거나, 보통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2020년에는 58.1%였으나, 올해는 63.7%로 증가했다. 코로나 이후 경제 상황이 지금보다 좋아질 것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19.9%에서 21.1%로 증가했다.

우리나라의 재난 컨트롤타워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54.7%가 대통령이라고 인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장(15.4%), 국가위기관리센터장(9.0%), 행정안전부 장관(3.7%) 등이 뒤를 이었다. 이태원 참사에서의 재난 컨트롤타워도 대통령(33.9%)이라고 인식했고, 행정안전부 장관(15.2%), 용산구청장(10.8%)이 그 다음으로 높았다.

재난에 대한 책임이 중앙정부에 있다는 인식은 높아졌으나, 정부의 재난 인식과 대응은 나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재난 대응 체제가 개선됐다는 응답은 2018년 42%, 2019년 52%로 나타났으나, 올해 35.7%로 하락했다.

우리나라 재난 대응 체제가 오히려 나빠졌다는 의견은 2018년 4%에서 2021년 5.1%, 2022년 5.6%, 올해 6.1%로 지속적으로 증가했다. 정부가 재난에 대비하기 위해 인적자원을 잘 확보하고 있다는 인식은 2018년 26%, 2019년 24%에서 올해 19.6%로 감소했다. 물적자원 또한 2018년 26%, 2019년 27%에서 올해 25%로 낮아졌다.


손혜림 기자 hyerims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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