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대 5’ 넘어 유치 성공하려면, 부산 변화 느낄 수 있게 해야”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부산엑스포 지지합니다] 18. 박정오 삼정기업 회장
5억 원 기부 등 유치 적극 지원
오사카·상하이 엑스포로 급성장
기반·일자리·인력 붙잡는 구심점
시민 간절함 덕분 ‘열세→백중세’
신공항·BuTX 등 현실성 더해야
(주)삼정기업 박정오 회장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막힌 사업의 혈을 뚫는 방법’을 아는 기업가다. 그의 굵직한 실적을 봐도 그렇다. 2016년 부도로 방치돼 수년간 답보 상태였던 경남 김해시 주촌선천지구 도시개발사업의 민간사업자로 선정돼 민간택지로는 최대 규모인 40여 만 평 부지를 조성해 공동주택 5000여 가구, 상업지 1만 평, 준주거지 4만 평을 공급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또 서울 1군 업체조차 답을 찾지 못하던 서울 강북구 우이동 2만 4000여 평 규모의 부도 현장을 인수해 지난해 ‘파라스파라 서울’을 만들어 냈다. 이곳은 서울에서 최고의 리조트라고 평가를 받고 있으며, 현재 ‘북한산 뷰’ 핫플레이스로 인기가 급상승하는 중이다. 이외에도 부도로 8년 동안 방치된 충남 아산시 현장에서 2100가구를 공급하는 등 장기간 방치돼 지역 현안이 된 사업장을 인수한 사례는 무수히 많다. 다들 어렵다고 했지만 기가 막히게 해법을 찾아내 사업을 마무리한 덕에 2015년 금탑산업훈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역 공헌 활동도 활발히 펼쳤다. 37년 넘게 사업을 해 오며 각종 기부와 후원 등으로 35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사회에 환원했다. 지역에 대한 그의 애정은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유치 활동에서도 잘 느껴진다. 기부금 5억 원을 쾌척하고 부산시의 각종 엑스포 홍보 행사도 적극적으로 지원한다. 박 회장이 이렇게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 것은 1970년 일본 오사카와 2010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월드엑스포를 통해 두 도시의 위상이 달라진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 일본과 중국의 성장 시발점이 ‘월드엑스포 유치’라고 본 것이다.
박 회장은 “중국은 현재 G2라고 불리며 미국과 어깨를 견줄 유일한 나라로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역시 한때 엄청난 경제성장을 바탕으로 전 세계의 부러움을 받는 국가였다”며 “이 모든 것은 월드엑스포를 통해 ‘벌써 중국이 이렇게 성장해 엑스포를 열 정도가 됐구나’ ‘일본의 기술력이 이렇게 대단하구나’라고 전 세계에 알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월드엑스포 유치전에서 추격자 입장이라는 점은 인정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와 경쟁을 시작했을 때부터 부산이 유리했던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오일 머니의 힘은 국제행사 유치전에서 늘 큰 힘을 발휘했다”며 “처음에 부산은 2 대 8 수준으로 열세였지만 지금은 5 대 5까지도 볼 수 있다는 전망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를 부산시와 시민의 ‘간절함’과 ‘진솔함’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혈을 잘 뚫은’ 기업가답게 5 대 5를 넘어 ‘부산 유치’라는 결과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간절함과 진솔함에 ‘현실성’이 더해져야 한다고 봤다. 박 회장은 “가덕신공항이나 BuTX(부산형 급행철도) 같은 부산의 변화를 눈으로 느낄 수 있게 사업이 추진될 경우 간절함과 진솔함의 무게는 배가될 것이라고 봤다.
박 회장은 부산시와 시민이 다음 세대를 위해 월드엑스포 유치에 더욱더 열과 성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동업자였던 (주)삼정 이근철 회장과 함께 동래정보여고 재단을 인수해 2004년 삼정학원을 설립, 인재 양성에 나서는 등 후학 양성에도 관심이 크다. 청년희망펀드가 개설되자 1호 기부자로 나설 정도였다. 박 회장은 “청년이 떠나고 싶어서 부산을 떠나는 것이 아니라 일할 곳이 없어서 떠난다”며 “만약 월드엑스포가 유치되면 부산의 체질이 변화돼 더 좋은 일자리가 생겨나고 도시의 활력도 더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2030월드엑스포가 부산에 유치되면 4000만 명이 부산을 방문하고 61조 원의 경제 효과가 기대된다. 프랑스 파리나 영국 런던, 미국 뉴욕, 상하이 등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도시들은 월드엑스포를 통해 성장했다. 박 회장은 부산도 월드엑스포라는 메가 이벤트의 이름에 걸맞게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도시에 활력이 있으려면 좋은 인프라와 일자리, 인력이 남아 있어야 한다”며 “현재 부산에서는 모든 것이 외부로 빠져나간다. 월드엑스포 유치는 이를 붙잡을 수 있는 확실한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