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답한 시장 돌파구인 줄 알았는데”… 잠잠한 에코델타시티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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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매 제한 완화 조치 후 2달
분양권 실제 거래 10건도 안 돼
매수자-매도자 가격 간격 커
프리미엄 갭 1억 이상 차이
양도세 폭탄, 거래 발목 잡아
청약 성적표도 예전만 못 해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인기가 많았던 공공분양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가 곧 가능해진다. 오는 17일 분양권 거래가 풀리는 강서자이 모델하우스 전경. 부산일보DB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에서 인기가 많았던 공공분양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가 곧 가능해진다. 오는 17일 분양권 거래가 풀리는 강서자이 모델하우스 전경. 부산일보DB

청약시장에 막힌 ‘혈’을 뚫어줄 것이라고 기대했던 부산 강서구 에코델타시티 내 분양권 전매 제한 완화 조치가 아직 시장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다. 전매 제한 조치가 시행된 4월 에코델타시티 내 아파트 분양권 전매 건수는 9건에 불과할 정도로 거래 실종 상태다.

11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4월 에코델타시티 내 분양권 거래는 9건이다. 현재까지 신고된 5월 거래는 10건이다. 보통 거래 후 30일 이내에만 신고하면 돼 추가로 신고되는 5월 거래가 있을 수도 있다.

거래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총 19건 중 9건은 중개거래, 10건은 직거래다. 보통 직거래는 양도세나 증여세 등의 세금을 줄이기 위한 것으로 친족과 같은 특수관계인 간 거래일 가능성이 높다. 이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실제 거래는 9건 수준으로 보인다. 기대보다 파급효과가 미미한 셈이다.

지난 4월 주택법 시행령이 개정돼 부산에서는 에코델타시티 등 공공택지 분양의 경우 1년, 일반 분양은 6개월로 전매 제한 기간이 단축됐다.

전매 제한 기준일은 입주자 선정일(당첨자 발표일)이어서 이미 1년이 지난 에코델타시티 한양수자인, 호반써밋 스마트시티는 주택법시행령 개정 이후 곧바로 분양권을 전매할 수 있어 관심을 모았다. 분양업계는 인기가 높았던 이들 에코델타시티 내 단지들의 분양권 거래가 활성화되며 분양시장이 살아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강서구 한 부동산 관계자는 “이제 분양과 공사가 진행 중인 에코델타시티는 주변과 비교하며 시세를 정하기도 어려운 데다 매수자와 매도자의 프리미엄 눈높이가 1억 원 이상 차이가 나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려운 조건”이라며 “양도세 부담도 있다 보니 매도자들도 세금 내면 남는 게 없다며 물건을 거둬들이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현재는 1년 미만 보유 시 70%, 1~2년 보유 시 60%의 양도세를 내야 한다.

최근 주변 에코델타시티의 분양 성적이 좋지 않다는 점도 영향을 끼쳤다. 에코델타시티는 지난해엔 ‘완판’이 기본인 청약 인기 지역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청약 미달 타입이 처음으로 나오는 등 분양 성적이 예전만 못하다.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굳이 프리미엄을 주고 분양권을 매수하는 것보다 소위 ‘줍줍’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부동산서베이 이영래 대표는 “에코델타시티에 공급되는 물량이 늘다 보니 수요자나 투자자 입장에서는 점차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저렴한 분양가로 인기가 높았던 공공분양 물량이 분양권 시장에 어떻게 영향을 끼칠지 관심이 쏠린다. 강서자이 에코델타는 오는 17일, 이편한세상 에코델타 센터포인트는 7월 13일, 에코델타시티 푸르지오 센터파크는 11월 8일부터 전매가 가능해진다. 가장 먼저 전매 제한이 풀리는 강서자이는 1순위 청약에서 132세대 모집에 1만 5163세대가 몰려 평균 경쟁률 114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에코델타시티 내 공공분양단지들은 저렴한 분양가와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들어와 인기가 높았지만, 결국은 프리미엄 수준이 거래 활성화의 전제 조건이 될 것”이라며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을 때는 무엇보다 가격 요소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장병진 기자 joyfu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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