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TX 연장·추가” 빨라지는 수도권 집중, 늦어지는 균형발전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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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수도권 교통망 확충안

광역급행철도 6개 노선 건설
수도권 지하 50m에 새 전철망
출퇴근 30분 내 생활권 구상
교통불편 빌미 지방 소멸 조장
지방 광역철도 추진한다지만
도심 관통 GTX와 달라 의구심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교통분야 혁신 전략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25일 경기도 의정부시청 대강당에서 열린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교통분야 혁신 전략에 대해 국토교통부의 발표를 듣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국토교통부가 수도권에 추진 중인 광역급행철도(GTX)를 A·B·C·D·E·F 등 모두 6개 노선을 건설하기로 했다. 사실상 수도권 지하 50m에 제2의 전철망을 새로 구축하는 것이다. 수도권에 반도체 등 첨단 국가산업을 몰아주는 전략에 이어 수도권 전역을 잇는 GTX를 광범위하게 깔아 수도권 전 지역을 촘촘하게 잇겠다는 계획이다.

수도권으로 집중된 국토의 기형적인 발전 구조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지방에도 GTX급의 광역급행철도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했으나 현재까지 검토 대상으로 나온 것은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 한 곳이다.

■수도권에 제2의 전철망 구축

정부는 25일 경기도 의정부에서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를 열고 ‘교통 분야 3대 혁신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의 핵심은 수도권 교통망 확충이었다. GTX로 수도권 출퇴근을 30분 이내에 가능하게 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A·B·C 노선은 기존 계획보다 더 연장하고 새롭게 D·E·F노선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신규 D·E·F 노선은 제5차 국가철도망 계획에 전체 노선을 함께 반영하고 속도감 있는 사업을 위해 구간별(1-2단계) 개통을 추진한다고 설명했다.

기존 A·B·C 노선 로드맵도 제시됐다. A노선은 수서~동탄 구간을 3월에 개통하고 2024년 중 파주 운정~서울역 구간을 개통한다. 2028년에는 전 구간이 완전 개통된다. 연초 착공되는 B노선은 2030년, C노선은 2028년 개통된다. 노선도를 보면 사실상 수도권 지하철 노선망이 또 하나 더 생기는 것과 유사하다. ‘초메가 메트로폴리탄’ 교통망이다.

국토부는 “신도시 거주하는 사람들이 새벽에 서울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 하고 퇴근 때도 광역버스에 시달리는 등 이들의 교통난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수도권 GTX 시대를 열게 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6개 노선이 완성되면 하루 평균 183만 명이 이용하고 수도권 30분, 충청·강원권 1시간의 초연결 광역경제생활권이 실현된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는 결국 지방의 인재, 일자리, 투자, 사업 기회를 모조리 빨아들여 지방은 소멸되고 수도권은 기형적으로 팽창하는 결과를 낳는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구증가→교통난·주택난 심화→교통망과 주택 공급 확대→또다시 인구 증가를 반복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게 된다.

이 같은 문제가 지난 24일 열린 국토부 사전 브리핑에서도 지적되자 백원국 국토부 2차관은 “수도권 집중 해소도 중요한 문제지만 현재 살고 있는 주민들의 출퇴근 문제도 모른 체 할 수 없다. 그런 부분에 대한 시급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수도권 개발사업을 진행하면서 항상 내세웠던 논리로, 이 같은 시각으로 인해 수도권은 한 번도 중단된 적 없이 팽창해왔다.

아울러 민생토론회에서는 김포 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과 2층 전기버스와 광역 DRT(수요응답형버스), 급행버스 도입 등을 통해 수도권 내 교통 불편 해소 대책도 나왔다.

■“지방권 광역급행철도 발굴”

국토부는 이날 지방권 광역급행철도(x-TX)도 도입한다고 밝혔다. 민간 투자의향이 있는 사업을 선도사업으로 선정해 추진하고 그 외에도 급행철도로 가능한 노선을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선도사업으로는 대전~세종~충북 광역철도를 광역급행철도로 개선하는 사업이 뽑혔다.

그러면서 부울경과 호남권 등에서 추진 가능한 신규 노선은 지자체·민간 건의를 받아 5차 철도망 계획에 반영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부울경에서 추진 중인 사업은 △노포와 울산을 잇는 부산~양산~울산 광역철도와 진영, 울산을 잇는 동남권순환 광역철도가 있다.

그러나 문제는 GTX가 서울 도심을 지하로 관통하는 것과는 달리, 이들 광역철도는 부산의 외곽을 지상으로 달리는 철도로 그 성격이 다르다.

부산시 관계자는 “국토부의 발표와 별도로, 부산시는 가덕신공항~오시리아를 잇는 차세대 부산형 급행철도(BuTX)를 추진 중이며 이미 민간 제안을 받아 정부에 적격성 심사를 요청하는 등 사업이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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