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접근성 높여라! 부산 도시재생사업 ‘속도’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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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직·경사형 엘리베이터 설치
중구, 영주동에 51억 원 투입
서구, 전국 첫 회전식 도로 착공
“관광·문화 콘텐츠와 연계 필수”

부산 중구에 들어설 수직·경사형 엘리베이터(왼쪽)와 서구에 착공한 회전식 도로 조감도. 중구·서구청 제공 부산 중구에 들어설 수직·경사형 엘리베이터(왼쪽)와 서구에 착공한 회전식 도로 조감도. 중구·서구청 제공

부산 원도심 산복도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도시재생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산복도로가 교통이 불편하고 낙후된 지역이라는 선입견을 탈피해 지역 관광 활성화의 마중물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부산 중구청은 ‘영주 오름길 경사형 엘리베이터 제작 및 설치 사업’(이하 영주동 어반코어 조성 사업)이 이달 준공을 앞두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영주동 도시재생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이 사업은 산복마을 주민의 주거·보행 환경 등을 개선하기 위해 중구가 역점 추진하는 사안이다.

이를 통해 기존의 가파른 계단길이었던 영주 배수지 입구~영주아파트 위 도로 약 100m 구간에 어반코어가 들어선다. 어반코어란 산복도로 등 고지대 산비탈길에 설치되는 수직·경사형 엘리베이터다. 직선거리는 짧지만 경사가 가팔라 높이 차이가 큰 지형을 연결한다. 사업비는 총 51억 9800만 원 규모다.

중구는 이 사업을 통해 기존의 가파른 계단길을 이용하는 주민들의 보행 환경을 대폭 개선할 것으로 기대한다. 이와 함께 산복도로 등 기존 관광자원과 연계한 관광개발 사업을 통해 관광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구상이다.

중구청 관계자는 “어반코어를 통해 산복도로 전망대를 손쉽게 구경하고, 지상으로 내려와선 남포동과 중앙동 일대를 구경하는 등 관광과 문화자원을 결합한다면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끌 수 있을 것”이라며 “산복도로를 ‘아픈 손가락’처럼 여기던 인식을 전환해 지역의 문화 콘텐츠로 적극 활용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산복도로 접근성을 개선해 지역의 관광·문화 콘텐츠로 활용하자는 구상은 부산 지자체 곳곳에서 이어진다. 서구청은 지난 1월 전국 최초로 빌딩 형태의 ‘회전식 도로’를 착공했다.

회전식 도로는 경사 차이가 큰 고지대와 저지대를 잇는 연계 도로다. 산중턱에 놓인 보동길과 망양로를 잇는다. 총 30m 높이로, 총 5바퀴를 회전하게 돼 있다.

외관은 건물처럼 보이지만 내부에 나선형 도로가 조성돼 차량이 오르내릴 수 있는 점이 특징이다. 회전 도로가 설치된 건물 중앙에는 엘리베이터와 수직형 계단이 들어선다.

꼭대기 층에는 전망대를 조성해 주민들을 비롯해 관광객들을 모은다는 게 서구청의 구상이다. 2025년 말 준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주민을 위한 시설과 관광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는 체계적이고 내실있는 운영 방안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지역의 특색을 살린 시설이 제대로 운영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사람들의 발길을 끌 수 있는 관광·문화 콘텐츠와의 연계도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강희은 중구의회 의원은 “모든 편의시설이 처음에는 주민을 위한 시설로 조성되지만, 체계적인 운영 방안이 없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용두사미’ 식의 행정 실패로 끝날 우려가 있다”며 “지역 주민을 우선적으로 배려하되 관광객까지 모을 수 있도록 내실 있는 방향으로 섬세하게 운영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희문 기자 moonsl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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