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G성동조선, 신재생 에너지 시장 연착륙 신호탄 쐈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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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 오스테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33기 계약
21일 1호기 생산 완료, 완공식 열어

HSG성동조선은 지난 21일 안정국가산단 내 사업장에서 ‘대만 창화2b&4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공급될 하부구조물 33기 중 첫 호기 완공식을 열었다. 성동조선 제공 HSG성동조선은 지난 21일 안정국가산단 내 사업장에서 ‘대만 창화2b&4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공급될 하부구조물 33기 중 첫 호기 완공식을 열었다. 성동조선 제공

경남 통영에 사업장을 둔 HSG성동조선(주)이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 진출 선언 이후 처음 수주한 프로젝트 1호기 생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낙점한 신재생 에너지 시장 연착륙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성동조선은 지난 21일 안정국가산단 내 사업장에서 ‘대만 창화2b&4 해상풍력 발전단지’에 공급될 하부구조물 33기 중 첫 호기 완공식을 열었다.

창화 2b&4는 글로벌 재생에너지 기업인 덴마크 오스테드사가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진행 중인 대형 프로젝트 중 하나다.

대만 창화 연안에서 35~60km 떨어진 해역에 920MW 규모 대규모 풍력발전단지를 조성한다.

여기서 생산된 전력은 모두 글로벌 반도체 기업인 대만TSMC에 공급된다.

지난해 주력 사업군을 조선·해양플랜트에서 해상풍력 하부구조물로 전환한 성동조선은 작년 5월 오스테드와 단독으로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완공식에는 스벤올링 주한 덴마크 대사, 오스테드 자야람 나이드 부사장, 천영기 통영시장, 경상남도 류명현 산업국장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스벤 올링 대사는 “양사의 협력관계는 해상풍력 발전 분야에서 혁신을 이루는 아주 좋은 본보기이자 전 세계적인 그린 에너지 전환을 위한 모범 사례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지난해 5월 열린 스틸커팅식 모습. 스틸커팅은 본격적인 공정 개시를 알리고 프로젝트 수행 중 안전관리, 납기 준수 등을 결의하는 행사다. 부산일보DB 지난해 5월 열린 스틸커팅식 모습. 스틸커팅은 본격적인 공정 개시를 알리고 프로젝트 수행 중 안전관리, 납기 준수 등을 결의하는 행사다. 부산일보DB

실제 덴마크는 세계 최고 수준의 해상풍력 강국으로 한국 해상풍력 산업 발전을 위한 최적의 파트너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에 제작된 하부구조물은 석션버켓 타입으로 최대 높이 85m 규모로 14MW급 터빈을 설치할 수 있다.

석션버켓은 구조물을 해저 지반에 설치할 때 내·외부 압력 차를 이용하여 설치하는 방식이다.

무소음 무진동의 친환경공법에 획기적인 경제성까지 더해 비용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는 장점이 있다.

성동조선은 앞서 급증하는 친환경 신·재생 에너지 수요와 함께 부상하고 있는 해상풍력 시장에서 주목해 왔다.

실제 성동조선은 하부구조물 제작에 필요한 최적의 입지와 기술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36만 평 규모의 대규모 야드와 900TON 골리앗 크레인 등을 활용해 연간 최대 60기까지 생산 가능하다.

여기에 부유식 해상풍력 상·하부 구조물 완제품 조립도 가능해 향후 이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된다.

HSG성동조선 이진상 대표이사는 “20여 년 동안 축적한 기술력과 최적화된 설비를 토대로 해상풍력 시장을 석권할 계획”이라며 “경기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큰 역할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영시 안정국가산단에 사업을 둔 HSG성동. 부산일보DB 통영시 안정국가산단에 사업을 둔 HSG성동. 부산일보DB

한편, HSG성동조선의 모체인 성동조선해양은 2003년 설립된 ‘성동기공’에서 출발한 중견 조선사다.

조선경기 호황을 타고 20만t급 이하 상선을 건조할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중형 조선소로 급성장했다. 2000년 초반 수주잔량 기준 세계 8위까지 올랐다.

그러나 2008년 세계 금융 위기에 따른 수주 부진과 파생상품 거래손실 등으로 경영난에 직면하자 2010년 채권단 자율관리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4조 원 상당의 공적자금이 투입됐지만, 자력 회생에 실패하면서 2018년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계속된 회생노력에도 3번에 걸친 매각 시도가 모두 무산돼 벼랑 끝까지 내몰렸다가 2019년 12월 마지막 기회였던 4차 매각에서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새 주인으로 맞아 기사회생했다.

이어 2020년 5월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HSG성동조선’으로 사명을 바꿨다.

성동조선은 풍부한 해양 설비 제작 기술력과 생산력을 토대로 2027년 수주 2조 원·매출 1조 50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김민진 기자 mj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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