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도 잡아도 근절되지 않는 외국인 성매매업소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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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3년간 242건 단속, 534명 검거
‘OO비비기’ 등 알선사이트 통해 연락
해외 서버 둬 추적·국내법 적용 어려워
업주 처벌 낮고, 성매수남 입증 한계도

성매매 알선사이트 외국인 여성 프로필. 인터넷 캡처 성매매 알선사이트 외국인 여성 프로필. 인터넷 캡처

2022년 1월부터 올 3월까지 경남 거제를 거점으로 김해와 전남 순천 등지에서 오피스텔 16개 호실을 빌려 외국인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일당이 붙잡혔다. 경찰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30대 업주와 외국인 여성 공급책인 불법체류자 20대 여성을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또 2021년 2월부터 2023년 11월 사이 경남 김해·양산, 부산, 울산 시내에서 오피스텔 19개 호실을 임대해 외국인 성매매업소를 운영한 50대 총책 등 5명을 성매매알선 혐의로 구속하고, 영업실장 등 4명은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겼다. 두 사건 모두 성매매 알선사이트인 ‘OO비비기’를 통해 업소를 광고했다.

경찰이 상시 단속을 통해 외국인 성매매업소를 솎아내고 있으나 갈수록 음성화·기업화돼 이제는 만연하다. ‘연결고리’인 알선사이트 자체를 원천 폐쇄하기도 어려워 해마다 수고로움을 겪는다.

12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최근 3년간 도내 외국인 등 성매매 단속 건수는 총 242건, 534명이다. 연도별로 △2021년 84건에 185명 검거(6명 구속) △2022년 85건에 197명 검거(7명 구속) △2023년 73건에 152명 검거(4명 구속)했다. 해마다 80건 안팎의 사건을 처리하고 있는 셈이다.

잡고 또 잡아들여도 외국인 성매매업소가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뭘까. 대표적으로 과거와 달리 연락 창구가 된 알선사이트가 큰 부분을 차지한다. 알선사이트에는 성매매 여성들의 사진과 함께 나이·키·몸무게·특정 신체 치수 등이 나열돼 있으며 성행위 시간이나 횟수, 피임도구 사용 여부 등에 따라 대금이 9만~25만 원으로 세분화 돼 있다. 이를 보고 연락이 닿은 성매수남들에게 원하는 여성과 성관계를 제공하며 범죄수익을 챙겼다.

성매매 알선사이트에서 광고하는 업소. 인터넷 캡처 성매매 알선사이트에서 광고하는 업소. 인터넷 캡처

해당 사이트의 경우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기에 추적이 어려운 데다 국내 법률도 적용할 수 없어 절차가 까다롭고 복잡하다.

게다가 방송통신위원회에 요청해 사이트 폐쇄 조치를 해도, 곧바로 도메인 주소를 바꿔 다시 운영하는 수법을 쓴다. 유해 사이트로 판단된 ‘OOO19.OO.OO’ 주소에서 숫자만 하나씩 바꾸는 행태다. 단순한 패턴에 사이트가 막혀도 이용자들은 으레 새로운 주소로 접속한다.

방통위에서도 사이트 하나를 폐쇄 조치하려면 공문이 접수된 이후 소위원회 심의를 거치는데 이 과정이 한 달을 넘기기도 한다. 그사이 성매매 알선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사이트를 사전에 차단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주소마다 하나의 채널로 간주하기에 건건이 심의를 거쳐야 해서다. 유튜브 일부 채널이 유해 정보가 나온다고 유튜브 자체를 폐쇄할 수 없고, 미리 차단하지 못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사정에 경찰은 성매매 업주 단속에 집중한다. 보통 업주는 초범일 경우 6개월에서 1년 6개월 실형에 처해지며 2회 이상이면 형량이 가중된다. 실장은 집행유예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다시 업주로 활동하기도 한다. 성매수남을 단속하려 해도 성매매 미수범은 처벌할 수 없기에 연락 기록만 가지곤 혐의를 입증하기 쉽지 않은 점도 성매매 근절을 방해한다.

경찰 관계자는 “음성적으로 파고드는 성매매업소 등에 대한 지속적인 단속으로 불법행위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강대한 기자 kd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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