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선 사고로 지난해 119명 사망·실종… 전년보다 52% 증가
부산 선사 ‘135금성호’ 등 사고 잇따라
9일 여수 사고… 올해도 인명 피해 이어져
전남 여수 해상에서 14명이 승선한 어선 제22서경호가 9일 침몰하는 등 어선 사고가 반복되며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해양수산부가 지난해 5월 안전 대책을 발표했지만, 그해 어선 사고 사망·실종자는 전년보다 1.5배 정도 많은 119명으로 늘었다.
9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어선 전복과 침몰, 충돌, 안전사고에 따른 사망·실종자는 2023년 78명에서 지난해 119명으로 41명이 늘었다. 2014년 133명 이후 10년 만에 가장 많고, 사망·실종자가 100명이 넘는 건 2017년 이후 7년 만이다.
어선 사고에 따른 사망·실종자는 2020년 99명에서 3년 연속 줄었다가 지난해 급증했다. 지난해 11월 8일에는 부산 선사 어선인 135금성호가 제주 해상에 침몰해 승선원 27명 중 5명이 숨지고 9명이 실종됐다. 지난해 3월엔 어선 사고가 5건 일어나 11명이 사망하고, 7명이 실종됐다.
해수부는 지난해 5월 ‘어선 안전 관리 대책’을 발표해 맞춤형 어선 안전 관리로 전복·침몰 사고를 예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당시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어업인이 안전한 환경에서 마음 놓고 생업에 임하도록 이번 대책을 실효성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오히려 인명 피해가 늘어난 상태다.
올해는 이달에만 어선 사고가 2건이나 발생해 인명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에는 제주 인근 해상에서 근해 채낚기 어선이 갯바위에 좌초해 3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됐다.
열흘이 채 안 된 9일에는 오전 1시 40분께 여수시 삼산면 하백도 동쪽 약 17km 해상에서 부산 선적 139t급 대형 트롤 어선 제22서경호가 레이더상에서 사라졌다는 신고가 들어왔다.
결국 침몰한 해당 선박에는 한국인 8명과 외국인 6명 등 14명이 승선하고 있었다. 해경과 민간 어선 등은 사고 해역에서 8명을 구조했으나 4명이 숨졌다. 나머지 실종자 6명을 찾기 위한 수색이 이어지고 있다.
어선 사고를 포함한 지난해 전체 해양 사고 사망·실종자 수는 165명으로 집계됐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2014년 이후 가장 많은 수치다. 해양 사고 사망·실종자는 2020년 126명에서 2023년 94명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71명이 늘어 165명이 됐다. 지난해 사망·실종자가 3명 이상인 대형 해양 사고도 10건에 이른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