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여당 입법 강공 드라이브 이 대통령 협치 강조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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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 방송법 강행 야 필리버스터 맞대결
극단 대립·분열 정치 재현 우려스러워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중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4일 국회 본회의에서 '방송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중 방송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상정되자 국민의힘 신동욱 의원이 무제한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여당이 4일 오후 열린 임시국회 본회의에서 쟁점 법안에 대한 강행 처리에 돌입하면서 여야가 극한 충돌하고 있다. 이에 앞서 정청래 신임 여당 대표는 임기 시작과 함께 “내란 세력을 뿌리뽑겠다”라며 야당을 겨냥한 초강경 발언을 연이어 쏟아냈다. 이재명 대통령은 당선 직후 협치를 강조하며 야당 대표 등을 초대해 식사를 같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야 협치에 대한 기대는 이번 여야 대치로 물 건너가는 분위기다. 국민의힘도 법안 상정에 필리버스터로 맞서며 강력 대응하고 있다. ‘트럼프 관세’ 후폭풍 등 각종 대외 현안이 산적한 상황이다. 국가 미래를 위해 여야 협치 복원이 절실하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본회의에서 여야 간 쟁점 법안인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 상법 개정안 가운데 최우선적으로 방송 3법 중 방송법 상정·처리에 나섰다. 범여권 단독 표결로도 법안은 통과될 수 있기 때문에 국힘은 ‘필리버스터 결사항전’을 외치며 저지에 나섰다. 한 안건에 대한 필리버스터는 24시간 진행 후 종결시킬 수 있기 때문에 5일 종료하는 7월 임시국회 내에선 법안 1건만 처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에 따라 여야의 극한 대치는 조만간 열릴 이달 임시국회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정국 경색 장기화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더욱이 정 대표는 연일 야당에 초강경 발언을 쏟아내면서 여야 협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정 대표는 4일 처음 주재한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 세력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강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3일 취임 직후부터 국민의힘을 정조준했다. 그는 “지금은 내란과의 전쟁 중”이라며 “여야 개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야당을 협치의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헌법을 파괴한 데 대한 사과와 반성이 있지 않고서는 악수하지 않겠다”라고도 했다. 거대 여당 대표가 협치를 통한 여야 공존 의지는커녕 일방적 국회 운영을 강행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도 반하는 것이다.

정 대표의 공세와 여당의 쟁점 법안 상정 강행에 국힘도 발끈하고 나섰다. 송언석 국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가 이날 의원총회에서 방송 3법과 관련 “일방적으로 처리한다면 반언론 내란이 아니고 무엇이겠나”라고 지적했다. 박성훈 국힘 수석대변인도 “야당에 적의를 드러낸 초유의 여당 대표인데 결국 민주주의의 기호는 대화와 타협“이라고 짚었다. 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공존과 통합의 가치 위에 소통과 대화를 복원하고, 양보하고 타협하는 정치를 되살리겠다”라고 밝혔다. 힘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민주주의가 아니다. 지긋지긋한 여야 극한 대립과 분열이 이번 정권에서 또 재현되는 것은 국익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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