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반구 타국에도 경고장… 야욕 드러내는 트럼프 [마두로 체포 파장]
미 국무부 “이곳은 우리의 반구”
콜롬비아, 쿠바 등 타국도 겨냥
트럼프 “그린란드 필요하다” 강조
마두로 체포 계기로 자신감 얻어
군사력 과시로 패권 재정립 전략
5일(현지 시간) 미국 구치소에서 법정으로 강제 이송되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부부.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전격 체포·압송한 데 이어 서반구 다른 나라에까지 경고장을 날리고 있다. 미국 패권을 공고히 하고 서반구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면서 이 일대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5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는 공식 소셜미디어 계정에 “이곳은 우리의 반구이며,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안보가 위협받는 것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본격적인 서반구 패권 강화에 나섰다는 점을 시사한다. 서반구는 아메리카 대륙과 그 주변을 뜻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워싱턴DC로 복귀하는 전용기 안에서 군사작전을 단행한 베네수엘라에 대한 언급뿐 아니라 콜롬비아, 멕시코, 쿠바 등 서반구 다른 나라를 겨냥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콜롬비아에 대해 “아주 병든 나라다. 코카인을 만들어 미국에 파는 것을 좋아하는 역겨운 남자가 이끌고 있는데 그는 아주 오래 그러지는 못할 것”이라고 경고한 뒤 콜롬비아에서도 작전을 할 거냐는 질문에 “좋은 생각”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멕시코가 마약 밀매를 막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며 “마약이 멕시코를 통해 쏟아지고 있으며 우리는 무엇인가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덴마크의 자치령인 그린란드를 확보하기 위한 행동도 할 것으로 예상하냐는 질문에는 명확한 답을 피하면서 “우리는 국가 안보 관점에서 그린란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쿠바에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축출을 계기로 “곧 그냥 무너질 것”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돈로주의’(19세기 미 고립주의를 대표하는 먼로주의에 도널드 트럼프를 더한 합성어)로 불리는 트럼프식 신고립주의 기조 강화로 풀이된다.
먼로 독트린은 제임스 먼로 대통령이 주창한 것으로 아메리카 대륙에 대한 유럽의 간섭 배제와 고립주의가 골자인 외교 정책이다. 미국의 패권을 재정립하겠다는 목표로 의미하며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력을 과시해 중국과 러시아 등을 견제하며 서반구에 대한 장악력을 확고히 하려 한다.
이번 마두로 체포·압송이 미국의 국익에 중장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미국이 국제법 위반 논란 속에 다른 나라에 대한 군사작전을 잇달아 수행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트럼프 2기 후반부 국정 동력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시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과도한 대외 개입으로 지지층의 민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감내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다.
다만 베네수엘라 작전 이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들을 보면 서반구를 미국의 앞마당으로 규정하고 장악하겠다는 뜻을 명확히 하면서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반구 지배권을 더 확장할 가능성도 있는 상황이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