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실한 분권 약속하면 6월 선거에서 통합할 수도” 역제안 [부산·경남 행정통합]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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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K 행정통합안 의미와 과제

정부 ‘20조 원 인센티브’ 반박
사회적 갈등 유발 위험성 주장
속도보다 절차적 정당성 강조
울산 등 지방정부 공동 대응 변수

28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박형준(왼쪽)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부산시와 경남도는 정부의 방향과 달리 올해 주민투표로 주민 의사를 확인한 뒤 확실한 재정 자치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만들어 2028년 총선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는 로드맵을 도출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28일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박형준(왼쪽)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 부산시와 경남도는 정부의 방향과 달리 올해 주민투표로 주민 의사를 확인한 뒤 확실한 재정 자치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만들어 2028년 총선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는 로드맵을 도출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시와 경남도가 28일 발표한 행정통합 로드맵은 정부의 하향식 속도전에 반기를 드는 동시에 분권형 행정통합을 위한 정부의 역할을 강조했다. 행정통합 추진 의지를 분명히 하되 통합 시기는 절차적 정당성과 통합의 실효성을 내세워 정부에 공을 넘긴 모양새다. 부산·경남의 로드맵이 제대로 구현되려면 타 지역과의 공동 대응과 지방선거 결과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 든 떡” 정부 추진 방식 정면 비판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28일 경남 창원시 부산항 신항 동원글로벌터미널 홍보관에서 공동 입장을 발표하면서 정부의 행정통합 추진 방식과 통합 인센티브안을 작심 비판했다. 6월 지방선거를 통합 시한으로 정하고 재정 인센티브를 내세워 속도 경쟁을 유도하는 방식이 행정통합의 명분과 지방분권의 취지에 맞지 않는다는 의미다.

박 도지사는 “부산·경남은 행정통합의 원칙으로 주민투표와 자치권 보장을 제시했는데, 이 두 가지가 없다면 통합 이후 사회적 갈등의 비용이 더 많을 것”이라면서 “행정통합 주민투표 실시 요구와 지방자치 보장은 모두 중앙정부의 권한인데도 정부가 구체적인 로드맵 제시도 없이 4년간 최대 20조 원을 줄테니 지방에서 빨리 하도록 정치적인 논리로 끌고 가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시장도 “정치 바람으로 통합을 강권하는 것은 자칫 배가 고프다고 독이 든 떡을 그냥 먹으라는 이야기와 같은 것”이라며 “정부가 원칙 없는 통합으로 인센티브나 공공기관 이전에서 특정 지역이 손해를 보게 만드는 것은 있어서는 안 되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경남도는 정부의 방향과 달리 올해 연내에 주민투표로 주민 의사를 확인한 뒤 확실한 재정·자치권이 보장된 특별법을 만들어 2028년 총선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한다는 로드맵을 도출했다.

박 시장은 “2030년 다음 지방선거까지 미루면 행정통합 의지가 부족한 것처럼 느껴질 수 있어서 원칙이 지켜지고 주민 의사가 확인되면 다음 임기 내에라도 빨리 행정통합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 시도는 확실한 분권을 담은 특별법과 주민투표를 전제로 6월 지방선거로 통합을 더 앞당길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단, 현재 정부 방침과 늦어도 4월 1일까지 주민투표를 해야 하는 일정을 고려하면 6월 통합은 사실상 현실성이 떨어진다. 박 도지사는 “절차적 정당성과 자치권 보장이라는 조건을 충족해가는 과정을 놓고 볼 때 빨리 해도 2028년은 돼야 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선거·지방정부 공동 대응이 변수

2028년 총선에서 통합 단체장을 선출하려면 차기 시도지사 임기를 2년 이상 단축해야 한다. 향후 제정될 특별법에 관련 내용을 담는 것도 필요하다. 박 시장과 박 도지사가 각각 3선과 재선에 도전하지만, 향후 지방선거 양상과 결과에 따라 다양한 변수가 예상된다.

박 도지사는 “현재 양 시도가 2028년 통합에 합의한 만큼 앞으로 지방선거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행정통합이 이슈가 되고 지역의 여론도 대두될 것이고, 출마 후보들이 관련 공약을 제시하면 최종적으로 시도민이 투표를 통해 판단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양 시도가 통합을 추진하는 8개 시도지사의 긴급 연석회의를 제안한 만큼 지방정부가 어떻게 공동 대응하느냐가 향후 전국적인 행정통합 로드맵을 결정할 수도 있다.

박 시장은 “국가 구조를 분권 구조로 바꾸는 문제는 시도마다 다를 이유가 없는 만큼 즉시 다른 시도지사에게 연락해 기본법이나 특별법에 공통으로 담을 분권의 내용을 공유하고 중앙정부에 관철할 방법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의 합류도 관건이다. 울산시는 이날 부산·경남의 로드맵에 “환영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공론화위원회를 통한 충분한 논의와 숙의 과정을 거치고 시민 의사를 담아 완전한 지방분권과 시 발전을 위해 시민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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