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화 땐 유가 150달러"… 물가 상승 공포 [중동 확전 여파]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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덮쳐오는 오일 쇼크 위기

러우 전쟁 연간 상승률 재현 조짐
두바이유 100달러 불확실성 가중
2~3개월 후 물가 폭등 불안 고조
올해 성장률 2% 전망 조정 불가피

미국·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선언한 가운데 7일(현지 시간) 오만 무스카트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분쟁 중인 이란이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선언한 가운데 7일(현지 시간) 오만 무스카트에 유조선이 정박해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당시의 물가 충격이 재현될 가능성이 우려된다. 전쟁 장기화 땐 올해 성장률 2.0% 전망도 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미 국제유가 중 두바이유는 배럴당 현물가격이 100달러를 넘으면서 정부가 예상했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2%대 전망에도 불확실성이 커졌다.

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중이던 1998년(7.5%) 이후 가장 높았었다. 그해 7월엔 6.3%까지 오르기도 했다. 2월 24일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이다.

당시 미국과 유럽 등 주요국이 러시아산 석유에 대해 제재를 가하면서 원유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섰다. 국내 휘발유·경유 가격도 L당 210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소비자물가를 구성하는 품목 중 석유류는 물가상승률이 2022년 3월 31.2%, 7월 35.1% 등으로 고공행진을 벌였다. 석유류는 전체 물가를 최대 1.74%포인트(P) 끌어 올렸다. 석유류 가격 상승이 없었다면 물가 상승률이 4∼6%대가 아니라 2∼4%대에 그쳤을 것이라는 뜻이다.

만약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물가 충격은 우크라전 때보다 더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시엔 러시아산 석유 공급이 막힌 데 따른 간접적인 영향이었는데, 이번엔 중동산 원유를 들여 오는 데 차질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는 원유를 753억 달러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중동 국가 수입 비중은 68.8%에 달했다. 이미 지난 6일(현지 시간) 정규장에서 WTI 가격은 배럴당 90.90달러에 마감됐다. 2023년 9월 28일 이후 최고치다. 특히 이날 두바이유는 배럴당 100.42달러로 100달러를 돌파했다.

만약 중동사태가 장기화하면,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경고도 이어진다. 국제유가 상승이 석유류를 거쳐 대부분 품목에 시차를 두고 광범위하게 상승 압력을 준다는 점도 문제다.

2022년에 석유류 물가 상승률이 7월까지 30%를 유지하다가 11월엔 5.2%로 뚝 떨어졌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3년 4월(3.7%)에서야 3%대로 내려왔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러·우 전쟁 때는 한국보다는 유럽이나 미국 물가 상승률이 높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장기전이 되면 2∼3개월 뒤 물가 상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만약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면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8%P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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