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AMD 러브콜 받은 삼성전자…노조는 총파업 ‘찬물’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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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의행위 93% 가결
5월 총파업 현실화 우려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투명한 성과급 제도로의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노조연대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9월 30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투명한 성과급 제도로의 개선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에서 삼성그룹노조연대 등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오는 5월 2년 만의 총파업에 돌입한다. 엔비디아와 AMD 등 글로벌 빅테크의 러브콜이 이어지는 ‘호황의 초입’에서 노조가 파업 카드를 꺼내 들면서 회사의 미래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지난 9일부터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93.1% 찬성률로 쟁의권 확보를 완료했다고 18일 밝혔다. 투표에 참여한 노조는 전체의 과반인 6만 명이 넘는 조합원을 확보한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다.

이번 투표에는 이들 3개 노조 재적 조합원 약 9만 명 중 6만 6019명이 참여해 투표율 73.5%를 기록했고, 6만 1456명이 찬성했다.

노조는 앞서 중앙노동위원회에서 조정 중지 결정이 내려진 데 이어 이번 투표 결과로 쟁의권을 법적으로 확보했다. 공동투쟁본부는 오는 4월 23일 집회를 열고, 5월 총파업까지 성과급 정상화와 정당한 보상 체계 실현을 요구하며 투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2026년 임금교섭의 핵심 요구 사항으로 성과급 산정 기준 투명화, 성과급 상한 폐지, 임금 인상률 7%를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파업이 벌어질 경우 2024년 7월 이후 약 2년 만으로, 1969년 창사 이래 두 번째 파업이 된다.

삼성전자가 협상 결렬 후 공개한 세부 내용에 따르면 사측은 노조의 성과급 제도 투명화 요구에 따라 OPI(초과이익성과급) 재원을 EVA(경제적부가가치) 20% 또는 영업이익 10% 중 선택할 수 있게 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또한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장기 근속 휴가 확대 등 다양한 급여 및 복리후생 개선안을 내놨다. 반도체 사업을 맡은 DS(디바이스솔루션) 사업부는 영업이익 100조 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 등 특별 포상안도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OPI 지급에 있어 사업부 간 차등 적용 가능성을 열어두고 기본급 인상 요구를 하향하면서도 OPI 상한 폐지 요구는 포기하지 않았다. 특히 노조는 협상 과정에서 메모리 사업부는 1인당 4억 5000만 원, 파운드리·시스템LSI 사업부는 3억 원 수준의 성과급이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에 사측은 상한 폐지 시 OPI 초과 달성이 어려운 다수 사업부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낄 수 있다는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이 최종 결렬됐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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