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백화점 1호점 ‘울산점 동구’, 50년 역사 뒤안길로
1977년 개점 한때 전국 본점 역할
상권 이동·매출 하락에 결국 쇠락
750가구 민간임대주택 조성 추진
주거·상업·문화 복합공간으로 변신
현대백화점의 모태이자 1호점인 울산 동구 서부동 ‘울산점 동구’ 전경. 1977년 개점 이후 50년간 동구 상권의 중심이자 주민들의 문화 공간 역할을 해온 이 점포는 최근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사업지로 선정되며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오상민 기자
현대백화점 1호점인 ‘현대백화점 울산점 동구’가 개점 약 50년 만에 역사 속으로 사라질 전망이다. 해당 부지에는 750가구 규모의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21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현대백화점 등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컨소시엄은 최근 HUG의 ‘2025년 제1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민간제안사업’ 공모에서 일반 부문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올해 1월 사업을 제안한 지 약 두 달 만이다.
울산점 동구는 1977년 현대중공업 임직원과 외국인 기술자 등의 정주 여건 조성을 위해 문을 연 ‘현대쇼핑센터’가 전신이다. 현대백화점의 옛 명칭인 금강개발산업이 직접 운영하며 유통 노하우를 축적한 곳으로, 1985년 서울 압구정 본점 개장 전까지 그룹 본점 역할을 맡았다. 또 1995년 부산점 개점 전까지는 유일한 비수도권 점포로 운영되며 동구 주민들의 대표적인 쇼핑·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도심 상권이 남구 지역으로 이동하자 울산점 동구 역시 쇠락의 길을 걸었다. 2000년 건물을 신축해 재개장했지만 하락세를 되돌리지는 못했다. 매출은 2016년 1449억 원에서 지난해 798억 원으로 반토막이 났다. 현대백화점은 1호점이라는 상징성을 고려해 지역 밀착형 리뉴얼과 본점 연계 마케팅 등을 추진했으나 실적 부진을 막지 못했다. 결국 지난해 6월에는 개별 점포 지위를 잃고 울산점의 분점인 ‘울산점 동구’로 지위가 격하됐다.
현대백화점은 해당 부지를 주거와 상업, 문화 시설이 결합한 복합 재개발 형태로 전환할 계획이다. 주거 부문은 750가구 규모로 지어져 현대중공업 직원과 지역 주민을 위한 임대아파트로 공급한다. 저층부 상업 시설은 현대백화점이 직접 운영하는 ‘마스터리스’ 방식을 도입해 지역 상권의 연속성을 유지할 계획이다.
다만 당장 영업이 종료되는 것은 아니다. 사업계획 협의와 기금 출자 심사, 리츠 영업인가 등 관련 행정 절차가 남아 있어 최종 사업 확정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HUG 관계자는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사업자의 귀책 사유 등 큰 이슈가 없다면 평균 1년 6개월 뒤 착공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공모 선정으로 당장 문을 닫는 것은 아니며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과정”이라면서도 저층부 상업 시설의 상세 규모나 기존 백화점 형태의 입점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 내부 수립 단계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 없다”고 말을 아꼈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