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TK는요"…부산 글로벌법 또 제동, 대구 선거 눈치보기?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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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형평성 문제 재거론에
대구 선거 위한 셈법 관측도
야권, “부산 특별법 포퓰리즘 결코 아냐”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여야정 민생경제 협의체 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 이 대통령,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부산 글로벌허브도시 특별법(부산 글로벌법)을 포퓰리즘 법안으로 지칭한 데 이어 또다시 대구·경북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를 거론하며 법안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치면서 이 대통령의 의중을 둘러싼 해석이 분분하다. 여권은 특정 지역 특혜 논란을 우려한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구시장 선거를 앞두고 부산 글로벌법 처리가 대구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린 것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

8일 정치권에서는 전날 부산 글로벌법을 둘러싼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두고 해석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전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와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등이 참석한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에서 장 대표가 부산 글로벌법 처리를 건의하자 “그럼 TK(대구·경북)는요?”라고 되물었다. 부산 글로벌법이 통과될 경우 TK 지역과의 형평성 문제가 있다는 취지로, 사실상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친 셈이다.

이후 국민의힘이 이에 대해 문제를 삼자, 민주당은 이 대통령이 법안을 반대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의 해명을 내놨다. 민주당 강준현 수석대변인은 “법안 통과를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닌데, 이번에 행정통합이 전남·광주만 되지 않았느냐. 대전·충남이나 대구·경북도 고루고루 잘 됐으면 좋겠다는 그런 뉘앙스로 제가 들었다”고 해석했다.

여권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특정 지역 특혜 논란을 해소해야 한다는 취지의 일반론을 언급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대구시장 선거 셈법이 깔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앞서 민주당이 전남·광주 행정통합법은 통과시키고 TK 행정통합법은 통과시키지 않아 지역 반발을 키운 상황에서, 부산 글로벌법만 통과시킬 경우 부산만 챙긴다는 인상을 줄 수 있고, 이는 민주당이 공들이는 대구 민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계산이 깔렸다는 관측이다.

민주당이 대구시장 선거에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이런 관측에 힘을 싣는다. 1995년 민선 시장 선출 이래 한 번도 대구시장을 배출하지 못한 민주당은 이번 지선을 첫 승리의 기회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의 높은 지지도에 김부겸 후보의 인지도까지 더해진 만큼, 당내에서는 이번엔 해볼 만하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정 대표는 이날 대구 인터불고엑스코 호텔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김 후보의 지원 사격에 나섰다. 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지난 대구 타운홀미팅에서 TK 신공항 건설, 취수원 문제 등 대구 숙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다”며 “그 의지는 앞으로 예산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에서는 전남·광주 행정통합에 그토록 적극적이었던 여권이 부산 글로벌법에 대해서는 반대하고 나서는 것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김민석 국무총리,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상대로 날을 세웠다. 이 의원은 “부산 글로벌법이 통과되면 5년간 투입되는 금액이 39억 원 수준에 불과한 반면 전남·광주에는 502억 원이 투입된다”며 “이번 추경에서 전남·광주지역 도로 표지판 교체 등에도 177억 원이 들어간다. 부산 특별법을 포퓰리즘으로 규정한 것은 말이 되지 않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또 이 의원은 법안이 통과될 경우 생산 유발효과 11조 3899억 원, 부가가치 유발효과 6조 2576억 원에 달하는 경제적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이에 대해 김 총리는 “해수부 이전 등에서 드러난 이 대통령의 부산에 대한 애정과 관심은 잘 알고 계실 것”이라며 “지적을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서지영 의원은 법안 공동 대표발의자인 더불어민주당 전재수 의원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서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상정에서 통과까지 끝까지 책임지겠다던 전 의원이 이 대통령의 부정적 발언 이후 부산발전특별법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며 “그 침묵이 언제까지 이어지는지 부산 시민들이 지켜보고 있다”고 압박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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