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인범·이강인·오현규의 발 끝에 무너진 체코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황인범 1골 1AS 맹활약
공수 가교 역할 톡톡히
이강인, 공격 진두지휘
오현규, 고열에도 결승골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황인범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황인범이 동점골을 넣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후반 오현규가 역전골을 넣은 뒤 코너로 내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후반 오현규가 역전골을 넣은 뒤 코너로 내달리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멕시코 사포판 과달라하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A조 1차전 한국과 체코의 경기. 이강인이 드리블을 하며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연합뉴스

선제골을 내주고 벼랑 끝에 몰린 홍명보호를 구한 해결사는 황인범과 오현규였다. 황인범은 월드컵 직전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 자체가 불투명했으나 부상에서 복귀해 골과 어시스트를 만들며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오현규는 역전골을 터뜨리며 한국의 승리를 이끌었다.

황인범은 지난 12일(한국시간) 체코전에서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황인범의 동점골은 팀의 분위기를 바꾸는 기술적인 골이었다.

황인범은 후반 22분 이강인(파리 생제르맹)이 페널티박스 안으로 넣어준 공을 잡아 수비수를 앞에 두고 침착하게 몸을 틀었다. 이어 오른쪽 골문 구석을 향해 감각적인 슈팅을 시도해 골망을 흔들었다. 선제골을 허용한 지 8분 만에 균형을 맞췄다. 황인범의 월드컵 본선 첫 골이었다.

황인범의 활약은 동점골에서 끝나지 않았다. 후반 35분에는 오른쪽 측면으로 침투한 뒤 문전으로 강한 크로스를 올렸다. 교체 투입된 오현규가 이를 마무리해 역전골을 터뜨렸다.

황인범은 지난 3월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경기 도중 오른쪽 발목 인대를 다쳐 시즌을 조기에 마쳤다. 두 달 가까이 공식전을 뛰지 못해 월드컵 본선 출전 자체에 대한 우려도 있었다. 이후 일찍 국내로 돌아와 재활에 집중했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 사전 캠프에 합류해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심한 관리 덕분에 본선 첫 경기에 선발 출전했고 공수 양면에서 존재감을 증명했다.

왕성한 활동량과 탈압박, 패스, 넓은 시야가 강점인 그는 공수 가교 역할도 착실히 이행했다. 중원 지역으로 흘러나온 공은 대부분 황인범의 발을 거쳤다. 84분간 뛴 황인범은 양 팀 최다 81회의 패스를 시도하고 73회를 성공시켰다. 축구 통계 매체 풋몹은 황인범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 평점인 8.9점을 부여했다.

황인범은 “제가 공격 포인트에 크게 익숙한 선수는 아닌데 많이 노력했다. 부상 복귀 후 스스로의 가치를 높이려고 고민했다”며 “항상 경기장에서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서로를 도와주고 있다. 그래서 제가 성적을 내고 승점 3점도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아 팀에 고맙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날 벤치에서 경기를 시작한 오현규는 후반 24분 손흥민을 대신해 교체 투입됐다. 전날 열이 38도까지 올라간 오현규는 체코전 출전이 불투명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지만, 경기장에서는 펄펄 날았다. 190㎝가 넘는 장신 수비수들을 휘젓고 다니며 후반 35분 자신에게 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오현규는 경기 후 "월드컵에서 골을 터뜨리는 오랜 꿈이 현실이 됐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감정이 느껴진다"며 뛰는 것만으로도 기쁜데 골까지 넣게 됐다.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도 나를 믿어준 홍명보 감독님께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현규는 4년 전 월드컵 최종 명단에 들지 못해 예비 선수로 카타르 월드컵에 동행했다. 오현규는 월드컵 무대를 밟지 못했지만 훈련 파트너를 비롯해 볼보이, 응원단까지 자처하며 동료들이 최고의 경기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왔다. 카타르 월드컵 이후 오현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지난 2월 벨기에 헹크에서 튀르키예 베식타시로 이적한 뒤 더 활짝 날개를 폈다. 15경기에 출전해 8골 2도움을 기록하며 한국 축구대표팀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는 "등번호를 받지 못했던 그때와는 많은 게 달라졌다. 벨기에와 튀르키예에서 유럽 선수들과 실력을 갈고닦은 만큼 이번엔 득점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대표팀 플레이메이커 이강인의 활약도 눈부셨다. 이강인은 후반 황인범의 동점골을 만들어낸 절묘한 침투 패스를 비롯해 드리블 성공률 83%, 키 패스 3회, 패널티 지역 인근 패스 성공률 100%를 기록하며 공격 전개를 이끌었다. 이강인이 체코전에서 기록한 파울 유도 4회와 드리블 5회는 2018년 러시아 대회 준결승 프랑스전 당시 벨기에 공격수 에당 아자르 이후 월드컵에서 8년 만에 나온 기록이다.

이강인은 “월드컵을 앞두고 많은 선수가 대표팀에 들어왔다 나갔고, 부상 때문에 아쉽게 오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며 “지금까지 우리를 응원해 주신 모든 분들에게 승리로 보답해 드릴 수 있어서 기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당신을 위한 추천 기사

    스마트폰 영상제

    당신을 위한 PI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