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반토막인데 ‘교육교부금’ 81조원…54년 만에 개편 시동
초·중·고 학생 감소에 교육교부금 방만 운영 지적
예산처, 연동 구조 폐지에 무게 vs 교육부, 연동구조 유지
지난 10일 부산 남구 신연초등학교에서 재개교 기념식이 열려 내빈들이 수업을 참관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올해 반도체 특수 등으로 대규모 초과 세수가 예상되는 가운데 학령인구 감소 추세와 맞물려 정부가 54년 만에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육교부금) 연동 방식 개편에 시동을 걸었다. 다만 예산·교육당국간 이견이 커 방법론이 도출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4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예산처와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재원배분 개편을 하기 위해 교육교부금법 개정 논의를 하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중앙정부가 각 시도교육청에 지원하는 금액으로, 교육청의 주요 수입원이다. 내국세의 20.79%와 국세 중 교육세 일부를 재원으로 한다.
현행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은 내국세의 20.79%를 시·도교육청에 자동 배분하도록 하고 있다. 교육교부금은 교육 여건이 열악했던 1972년 도입됐지만, 50년 이상 지나면서 인구와 재정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는 게 재정당국의 문제 의식이다.
학령인구는 교육교부금이 도입된 1972년 1073만 명에서 올해 492만 2000명(국가데이터처 중위 인구추계 기준)으로 반토막이 났다. 반면에 저출산이 가속화된 최근 10년 사이 교육교부금은 2016년 43조 1615억 원에서 올해 추가경정예산(추경) 기준 76조 4381억 원으로 30조 원 이상 증가했다.
교육부 세종청사 전경. 교육부 제공
올해는 반도체 경기 호조 등에 따른 초과 세수 영향으로 교육교부금이 80조 원을 넘어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학생 1인당 교부금은 지난해 1402만 원에서 올해 1600만 원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 때문에 최근 들어 교육청들은 현금 살포식 복지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어졌다. 2023년 감사원 감사 결과에서도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지난 6·3 교육감 선거에서도 각 당선인은 학생 대중교통비 전액 지원, 교육 기본수당 지급, 학생 문화예술 바우처 지급 등 현금 복지를 다수 공약으로 내걸기도 했다.
교육교부금이 비효율적으로 쓰일 수밖에 없는 데에는 경직적인 쓰임새도 한몫한다. 교육교부금은 초·중·고교 교육에만 쓸 수 있다. 대학 교육이나 영유아 교육에는 활용할 수 없다.
재정당국은 현행 내국세 연동 구조를 그대로 두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교육교부금을 내국세 대신 명목 국내총생산(GDP) 성장률과 연동하거나 대학 등 고등교육에도 교부금을 쓸 수 있도록 재정 칸막이를 낮추는 방안 등이 거론된다. 반면 교육부는 교육교부금 총량을 줄이는 방식에는 신중한 입장이다. 내국세 연동률을 낮추거나 상한을 둘 경우 세수 상황에 따라 교육청 재정이 크게 흔들리고, 지역별 교육 투자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학생 수가 줄어도 학교시설 유지, 급식·돌봄, 특수교육, 기초학력 지원, 안전관리 비용 등은 계속 발생한다는 점도 교육부가 내세우는 근거다.
기획처 관계자는 "학령인구는 계속 줄어들고 있으니 재원을 효율적으로 쓰자는 게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여러 가지 안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