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어린이집 화장실에 카메라 설치한 남편, 들키자 증거인멸… 징역 2년 6개월
해당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클립아트코리아
아내가 운영하는 어린이집 교직원 전용 화장실에 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촬영한 40대 남성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18일 수원지법 형사11단독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카메라 등 이용촬영)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A 씨에게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관련 기관 7년간 취업제한도 명령했다.
A 씨는 지난해 8월부터 12월 9일까지 용인시의 한 어린이집 1층 직원용 화장실에 소형 카메라를 설치해 여교사 등 직원 12명을 불법 촬영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해당 어린이집은 A씨의 아내가 원장인 곳으로, A 씨는 차량 운전 업무를 맡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씨는 카메라를 발견한 교사들의 요구에도 수일간 경찰 신고를 미루다가 몰래 사설 업체에 포렌식을 맡겨 증거를 인멸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증거가 담긴 SD카드를 변기에 버리고 강원 동해시로 도주해 범행에 사용한 카메라 등을 바다에 던져 버리는 등 증거를 인멸하기도 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어린이집 대표로서 보호해야 할 직원들을 상대로 상당 기간 반복적으로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 화장실 선반에 있던 카메라를 개조해 좌변기에 설치할 만큼 범행이 대범해졌고, 적발 후 증거를 인멸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징역 3년을 구형했다.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한 A 씨 측 변호인은 "잘못을 모두 인정하고 참회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가장 우려할 영상 유포나 복사는 전혀 없었다는 점은 포렌식을 통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건 이후 어린이집이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게 되면서 가족들의 생계가 벼랑에 내몰린 상황"이라며 "피해자들에게 용서받지는 못했으나, 가족들이 앞으로 철저히 감시하고 올바르게 이끌 것을 다짐하는 점을 참작해달라"고 호소했다.
최후진술에서 A 씨는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평생 속죄하며 살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사건을 살핀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으로 12명에 이르는 다수의 피해자가 발생했다"며 "피해자들은 직장인 어린이집에서 신뢰 관계에 있던 피고인으로부터 수개월 동안 피해를 보고 상당한 수치심과 정신적 충격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고인은 범행이 발각된 이후 피해자들이 신고하지 못하도록 방해했으며, 증거를 인멸하고 수사 과정에서 허위 진술을 반복하는 등 태도가 불량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김주희 부산닷컴 기자 zoohihi@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