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내 첫 SMR 기장에, 전기요금 차등제 도입도 서둘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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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덕 원전과 함께 15년 만 신규 원전
원자력산업엔 기회, 불신 해소는 과제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후보 부지로 대형원전 2기는 경북 영덕군, SMR 1기는 기장군을 확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부산 기장군 신평마을회관 인근 도로변에 내걸린 SMR 기장군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 뒤로 고리 1, 2, 3, 4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이 신규 원전 건설을 위한 후보 부지로 대형원전 2기는 경북 영덕군, SMR 1기는 기장군을 확정했다고 밝힌 가운데 18일 부산 기장군 신평마을회관 인근 도로변에 내걸린 SMR 기장군 유치를 희망하는 내용의 현수막 뒤로 고리 1, 2, 3, 4호기가 보인다. 연합뉴스

지난 17일 두 곳의 신규 원자력발전소 부지 선정이 이뤄지면서 국내 원전 정책이 다시 확장기로 들어섰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2024~2038)에 따라 열린 한국수력원자력 신규 원전 부지선정평가위원회는 이날 부산 기장군에 국내 첫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경북 영덕군에 1.4GW급 대형 원전 2기를 짓기로 결정했다. 기장군에 들어설 국내 첫 SMR은 2035년, 영덕 원전은 2037~2038년 준공이 목표다. 신규 원전 부지 선정은 2011년 이후 15년 만인데, 2017년 문재인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펴면서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된 상태였다.

출범 초만 해도 원전 건설에 부정적이던 이재명 정부는 에너지 전쟁이라고 할 정도로 전력 수요를 끌어올리는 인공지능(AI) 시대, 국제 정세에 널뛰는 한국 에너지 공급망 편중 문제를 고려, 실용적 선택을 했다고 보인다. 중동 전쟁과 지정학적 갈등으로 에너지가 안보 문제로 떠오르면서 각국이 원전 확대에 나서는 글로벌 경쟁도 외면할 수 없었을 것이다. 원전 보유 지자체들 간에 펼쳐진 열띤 유치 경쟁도 이번 부지 선정 부담을 낮춰주는 숨은 요인이 됐다.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장기 프로젝트인 신규 원전 건설 기간에는 기회와 함께 예상치 못한 여러 위기를 맞닥뜨릴 수밖에 없다. 탈원전 정책으로 내수 시장이 막힌 국내 원전 기업들이 해외로 눈을 돌려 기술력을 높이고 대규모 수주를 따낸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다. 이들 기업에 다시 열린 내수 시장은 기술 개발과 원전기자재 생태계 육성, 인력 공급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래형 원전 모델인 SMR은 미국과 영국, 캐나다 등 주요국이 앞다퉈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는데, 한국도 경쟁 대열에 합류하게 됐다. 2030년 가동을 목표로 와이오밍주에 SMR 건설을 추진 중인 미국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 SMR 설치에 성공하길 기대한다. 원전산업 거점인 부산·울산·경남도 조선 자동차를 잇는 새 먹거리인 SMR 육성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한다.

여러 가능성에도 원전 산업을 향한 국민 우려가 희석되지는 않는다. 정부와 한수원은 기존 원전 지역에 신규 원전을 추가하는 ‘손쉬운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다했는지 묻고 싶다. 원전 밀집 해소 노력은 아예 안 보였다. 부산만 해도 기존 고리 2~4호기, 신고리 1~2호기에 SMR이 더해지면 원전 6개를 짊어져야 한다. 동해안 전체로는 20개 안팎까지 늘어난다. 원전 부지 선정이 시혜인 마냥 여기는 시선도 꿈틀거린다. 수도권으로 전기를 차질없이 보내도록 송배전망 문제부터 해결하라는 목소리가 대표적이다. 위험은 원전 지역이 안고 혜택만 누리려는 못된 심보다. 정부는 원전 밀집지 주민 고통을 생각한다면 전기요금 차등제 실행을 서두르고, 부울경이 임시로 떠안은 고준위폐기물 처리장 해법도 내놔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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