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해사법원에 떠밀린 국제커피박물관, “이젠 어디로 가나요?”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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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 부산진역사서 연말 운영 종료
임시청사 확정 후 이전 불가피
‘커피도시 부산’ 거점 시설 필요

부산해사법원 임시청사로 확정된 부산 동구문화플랫폼. 김경현 기자 view@ 부산해사법원 임시청사로 확정된 부산 동구문화플랫폼. 김경현 기자 view@

2000여 점에 달하는 커피 관련 전시품을 보유한 ‘국내 유일 공공 커피박물관’인 부산 동구 국제커피박물관이 올해 말 문을 닫는다. 박물관 자리에 해사법원 임시 청사가 들어서게 되면서다. ‘커피도시’라는 부산의 브랜드와 도시 정체성 강화를 위해서는 이전 장소 마련 등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9일 부산 동구청에 따르면 동구 좌천동 국제커피박물관이 오는 12월 말 운영을 마친다. 구청과 민간 운영자 간 위탁 운영 계약이 올해로 만료되기 때문이다.

구청은 당초 계약을 연장해 박물관을 계속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하지만 박물관이 있는 옛 부산진역사가 해사법원 임시 청사로 확정되면서 계획이 틀어졌다. 해사법원은 2028년 3월 개원 예정으로, 법원 기능 수행을 위한 리모델링 기간 등을 고려해 운영 중단이 결정됐다.

국제커피박물관은 2022년 옛 부산진역사를 리모델링해 조성한 복합문화공간 동구문화플랫폼 시민마당과 함께 개관했다. 부산의 한 커피 애호가가 지역에 제대로 된 커피 박물관이 필요하다며 수십 년간 수집한 1000여 점의 커피 메이커(커피 추출 기구를 통칭하는 말)를 기증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다.

박물관은 부산 원도심의 열악한 문화 인프라를 지탱해 왔다. 개관 이후 지난해까지 약 7만 6000명이 방문했다. 박물관에서는 전시 외에도 교육 등 프로그램도 진행돼 왔다.

구청은 2022년부터 전시실 등 박물관 운영에 필요한 공간을 제공하고 관장과 직원 2명의 인건비와 홍보비 등으로 연간 약 1억 원을 지원해 왔다.

전시품 기증자는 박물관이 부산 내 다른 곳으로 옮겨 앞으로도 운영될 수 있길 바란다. 커피 메이커를 구청에 기증한 뒤 박물관에서 자원봉사를 해온 김종원(70) 씨는 “외국인들에게 부산의 커피 문화를 알리고, 커피 추출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며 큰 보람을 느껴왔다”며 “‘커피도시’라는 부산의 정체성을 이어가기 위해 박물관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는 기반이 마련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구청은 해사법원 유치라는 변수로 박물관 운영을 이어가지 못해 아쉽다는 입장이다. 구청 송혜정 미래전략팀장은 “다른 지역에서라도 박물관 운영이 이어질 수 있도록 부산시에 협조 공문을 보낼 방침”이라고 밝혔다.

시민사회에서도 박물관 이전과 발전 방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단법인 미래를준비하는 시민공감은 지난 8일 오전 부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제커피박물관을 부산시 차원의 공공문화자산으로 지정하고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김동우 기자 frien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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