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몽골 CEPA’ 원칙적 타결…핵심광물·유통협력-K소비재 진출 가속화
협상 사실상 종료…상품시장 개방 자유화율 90% 넘어
몽골을 국빈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가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수흐바타르 광장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오흐나 후렐수흐 대통령, 롭상도르지 벌러르체첵 여사와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과 몽골이 9일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을 원칙적으로 타결했다. 이로써 양국이 교역·투자 확대 등 경제협력의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
산업통상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몽골 국빈방문 계기에 양국 정상이 ‘한·몽골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EPA)」 협상의 원칙적 타결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산업부는 양국이 상품 시장개방, 원산지 기준 등 협정의 주요 내용에 대해 합의해 사실상 협상은 종료됐지만, 일부 기술적 이슈는 실무 차원의 협의를 통해 마무리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한·몽골 CEPA는 양국의 주요 수출품에 대한 관세철폐 뿐만 아니라 공급망·유통·인프라·금융·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추진한 포괄적 통상협정이다. 산업부는 이번 CEPA의 성과로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가속화 △유통협력 강화 및 K소비재 진출 △산업·투자 협력 다변화를 꼽았다.
몽골은 구리·몰리브덴·희토류 등을 보유한 자원 부국으로, 한국이 이들 광물에 부과하던 2~5%의 수입관세를 즉시 철폐하면서 우리 기업이 핵심 원자재를 경제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김정관(왼쪽) 산업통상부 장관과 차강후 이데르바트 몽골 식량농업경공업부 장관이 9일(현지시간) 울란바타르 정부청사에서 이재명(왼쪽 두 번째) 대통령과 오흐나 후렐수흐 몽골 대통령이 임석한 가운데 유통·물류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국은 또 경제협력 분야에서 에너지·광물 분야 협력의 근거를 명문화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몽골 내 희소금속협력센터를 비롯해 그간 추진해 온 양국의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것으로 기대된다. 몽골에 이미 한국 편의점과 마트 등 유통기업이 폭넓게 진출해 있는 가운데 K소비재에 대한 관세도 철폐했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몽골 소비자의 접근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화장품 관세는 즉시 철폐되고 라면과 조미김은 5년 내 관세가 사라진다. 상품 시장개방에서도 양국 모두 품목수와 수입액 기준으로 각각 90%이상을 개방함으로써 높은 자유화 수준을 달성했다. 자유화율은 한국이 품목 수 96.3%, 수입액 94.5%, 몽골은 품목 수 94.4%, 수입액 90.9%다. 양국은 상품 교역을 넘어 인프라 건설, 금융, 의료 등 다양한 분야의 산업협력도 협정에 명문화했다.
화물차·건설중장비 등 인프라 관련 품목의 관세가 철폐되며 자동차 부품, 중고차, 의약품 관세도 즉시 또는 단기적으로 철폐된다.
이번 CEPA는 몽골이 2016년 발효된 일본과의 경제동반자협정(EPA) 이후 두 번째로 체결한 양자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산업부와 몽골 경제개발부는 2023년 12월부터 협상을 벌여 왔다. 시장개방 수준에 대한 몽골 측의 우려로 약 1년 7개월간 논의가 중단되기도 했으나 양측은 지난달 협상을 재개했다. 여전히 시장개방을 놓고 이견을 보이던 양측은 정상회담을 하루 앞두고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과 엥흐바야르 자담바 몽골 경제개발부 장관이 세 차례에 걸쳐 직접 상품 양허 협상에 나서면서 합의에 이르렀다.
산업부는 향후 일부 기술적 사항에 대한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하고, 협정의 조속한 정식서명 및 발효를 위한 후속 절차를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우리 기업의 협정 활용을 지원하기 위해 발효 전 업계 설명회와 활용 가이드 제공 등도 준비해 나갈 예정이다.
송현수 기자 song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