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노숙생활 서러워 길에서 울던 50대, 30년 만에 가족 품으로
일러스트 이지민 에디터 mingmini@busan.com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노숙생활에 지쳐 길거리에서 울고 있던 50대가 경찰의 도움으로 30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갔다.
7일 경기 성남중원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6일 오전 7시 36분께 성남시 중원구 하대원동의 한 길가에서 "한 남성이 크게 울고 있다"는 행인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현장에 출동한 도촌파출소 소속 손성욱(35) 경사는 50대 노숙인 A 씨를 파출소로 데려왔다. 손 경사가 상황을 묻자 A 씨는 "더운 날씨에 노숙 생활을 하는 것이 너무 힘들고 서러워 울고 있었다"고 말했다.
손 경사는 물에 적신 수건을 건네 A 씨의 체온을 낮추며 대화하다가 안타까운 사연을 알게 됐다.
A 씨는 자신이 약 30년 전 가족과 연락을 끊고 고향인 전남 여수를 떠나 생활해왔으며, 6년 전부터는 성남 중원구에서 노숙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선천성 소아마비를 앓고 있었는데, 가족들에게 치료비 등 경제적 부담을 지우고 싶지 않아 스스로 고향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사연을 들은 손 경사는 A 씨의 형인 60대 B 씨가 과거 동생을 찾기 위해 실종 신고를 했던 이력을 확인하고 B 씨 연락처를 확보했다.
A 씨는 처음에는 가족들에게 부담이 될 것을 우려해 형에게 연락하는 것을 강하게 거부했지만, 1시간여에 걸친 손 경사 설득에 결국 동의했다.
경찰의 연락을 받은 형은 곧장 여수에서 출발해 5시간 만에 동생이 있는 파출소로 달려왔다.
30여년 만에 동생을 끌어안은 B 씨는 눈물을 흘리며 "동생을 여수로 데려가 잘 살겠다"고 경찰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무더위로 어려움을 겪는 시민들을 세심히 살피고 도움을 줄 수 있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조경건 부산닷컴 기자 pressjk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