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 영화가 살아야” 지난해 한국 극장가 매출액 세계 8위
중국·일본·인도 자국 영화 70~90% 점유율로 호황
천만 영화 부재와 뼈아픈 회복률 46%
위기 딛고 일어선 올해 흥행 기조
“안정적 제작·투자 기반으로 이어져야”
부산 해운대구 영화진흥위원회 본사. 부산일보DB
한국 극장 매출액과 관객 수가 과거보다 퇴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여전히 전 세계에서 상위권에 기록되고 있으나, 중국과 일본, 인도 등 다른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비교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가 발표한 ‘2025년 세계 영화산업 결산’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세계 극장 매출액 순위 중에서 한국은 약 1조 463억 원 매출액을 달성하며 세계에서 8위를 기록했다. 관객 수는 지난해 기준 세계에서 10위를 기록했다.
당초 한국은 2022년까지는 7위를 기록하고 있었으나, 2023년부터 독일에게 자리를 뺏긴 상태다. 오히려 지난해 기준 멕시코가 한국보다 약 321억 원 낮은 매출액을 기록하며 턱밑까지 추격해 온 실정이다. 세계 극장 매출액 1위는 미국과 캐나다 시장이 기록했다.
특히 다른 아시아·태평양 국가가 체급을 과시한 것과 달리 한국 극장가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침체를 거듭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기준 세계 극장 매출액 순위에서 중국(2위)과 일본(3위), 인도(4위) 등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 덕분에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극장 매출액이 지난해 기준 전 세계 극장 매출액의 40.4%를 차지하면서 머니 파워를 과시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극장 매출액은 2024년도 대비 2조 1000억 원가량 증가하면서 세계 영화 시장의 흥행을 주도했다. 반면 북미와 유럽, 중남미 등지의 극장 매출액은 2024년도 대비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한국의 위치는 지난해 기준 4위다. 2021년까지 중국과 일본을 이어 3위를 기록했으나, 2022년부터 인도에게 3위 자리를 빼앗겼다. 이는 중국과 일본, 인도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대비 회복률이 지난해 기준 80~100%를 기록한 것과 달리, 한국은 46%를 기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의 경우 1인당 평균 관람 횟수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2019년 한국의 1인당 평균 관람 횟수는 4.2회로 세계에서 1위였으나, 지난해 기준 2.1회로 관람 횟수가 반으로 줄었다. 1인당 평균 관람 횟수가 반토막이 나면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처럼 회복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국, 일본, 인도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극장의 공통점은 자국 영화 흥행이었다. 지난해 기준 인도는 자국영화 점유율이 90%였고, 일본은 76%, 중국은 74%를 기록했다.
영화 '좀비딸' 스틸컷. NEW 제공
반면 한국은 자국영화 점유율이 41%를 기록한 데다 ‘천만 영화’가 한 편도 없는 아쉬운 한 해를 보냈다. 지난해 한국 영화 흥행 상위 10개 작품 중 ‘좀비딸’(564만 명)을 제외하면 대부분 160만~330만 명대의 관객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오히려 ‘주토피아2’, ‘극장판 귀멸의 칼날: 무한성편’, ‘F1 더 무비’ 등 외국영화가 국내 극장가의 흥행을 주도했다.
영진위는 이러한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자국영화의 흥행력이 국가별 시장 성과를 좌우한다고 진단했다. 안정적인 제작·투자 기반을 회복하고, 관객이 다시 극장을 찾을 만한 작품을 제공함으로써 회복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는 ‘왕과 사는 남자’(1692만 명), ‘군체’(595만 명), ‘호프’(452만 명), ‘살목지’(324만 명) 등 한국 영화가 좋은 성적을 기록하면서 지난해보다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